[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인구가 줄고 학교가 사라지는 봉화의 모습은 머지않아 경북 전체가 마주할 미래의 축소판이다.”
경북도의회 김상희 의원(봉화·무소속)이 도의원으로서 첫 도정질문에서 자신의 지역구 현안을 넘어 경북의 최대 난제인 ‘지방소멸’을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해법도 단순한 인구증가 캠페인이 아니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잠시 일하고 떠나는 사람’에서 지역에 정착하는 주민으로 전환하고, 농산어촌 유학으로 외부 학생을 불러들이며, 학생 수 감소에 맞춰 학교를 통폐합·재배치하는 등 인구와 교육, 외국인, 지역개발을 하나로 묶은 지방소멸 대응책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31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6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봉화 K-베트남 밸리의 국가사업화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주대책,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학교 통폐합·재배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먼저 최근 특구 지정으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한 ‘봉화 K-베트남 밸리’를 봉화군 단위 사업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봉화에서 시작됐지만 경북이 키운 사업인 만큼 이제는 경북도가 컨트롤타워가 돼 국가사업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올가을 예정된 ‘한·베 이용상 한국 정착 800주년 기념행사’에 경북도가 공동주관으로 참여해 베트남 정부와 중앙부처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낼 것을 주문했다.
지역 문화관광사업을 넘어 한·베트남 교류와 국제협력의 거점으로 사업의 체급을 높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김 의원의 도정질문에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었다.
농촌지역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미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핵심 인력이 됐지만 기존 정책은 농번기 노동력 공급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문제의식이다.
김 의원은 이제 외국인을 단순한 ‘농촌 일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장기 거주자로 정착시키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실하게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가 가족과 함께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자녀교육과 생활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역 대학과 연결하는 ‘경북형 정주 상생 모델’을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사람이 부족할 때 외국인을 불러 일을 맡기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지역주민이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자는 것이다.
교육정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학생이 줄어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보다 외부에서 학생을 불러오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봉화 청량중학교의 기숙시설과 지역의 풍부한 생태·문화자원을 결합해 ‘농산어촌 유학 거점학교’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시 학생들이 일정 기간 봉화에 머물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이중언어 교육과 국제교류까지 결합한 특화교육 모델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농산어촌 유학이 활성화되면 학생 한 명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체류와 생활소비까지 지역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정책을 인구정책으로 확장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학교 통폐합 문제에는 보다 과감한 처방을 내놨다.
김 의원은 봉화중·고등학교 병설 운영에 따른 교육환경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봉화초등학교와 내성초등학교를 통합해 경쟁력 있는 ‘명품 초등학교’를 만들고, 통합으로 발생하는 유휴부지에 봉화중학교를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생 감소에 따라 학교 하나씩 문을 닫는 수동적인 방식보다 지역 전체 교육시설을 다시 배치해 교육환경의 질을 높이자는 접근이다.
전국 유일의 산림 특성화고인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의 체육관 건립 예산 반영도 강하게 요구했다.
결국 김 의원이 첫 도정질문에서 던진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사람이 줄어드는 지역을 어떻게 다시 사람이 찾아오는 지역으로 만들 것인가’다.
K-베트남 밸리에는 외부의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장기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며, 농산어촌 유학을 통해 도시 학생을 불러들이고, 줄어드는 학생 수에 맞춰 학교 공간을 다시 설계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인구가 줄고 학교가 사라지는 봉화의 모습은 머지않아 경북 전체가 마주할 미래의 축소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경상북도와 도교육청은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과감한 정책 추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