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반드시 살려야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괴사성 근막염으로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던 71세 환자는 담당 교수의 이 한마디를 들은 뒤 다시 살아야겠다는 힘을 얻었다. 46일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한 그는 퇴원하면서 자신을 살린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을 남겼다.
단국대병원은 최근 박우근(71)씨가 이비인후과 우승훈 교수와 문민석·신민아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목 부위에 발생한 괴사성 근막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괴사성 근막염은 세균 감염이 근막을 따라 빠르게 번지면서 주변 조직을 괴사시키는 중증 감염 질환이다.
특히 목 부위에서 증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기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박씨에게 병원 치료는 그 자체로 큰 두려움이었다. 가까운 가족들이 수술과 투병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괴사성 근막염 진단을 받았고 세균 감염으로 근막 조직이 빠르게 괴사하면서 상태도 급격히 나빠졌다.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 기도가 막혀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까지 들었다. 박씨는 두려움을 안은 채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치료는 46일 동안 이어졌다. 이 가운데 26일은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박씨가 가장 힘든 시간을 견디는 데 힘이 됐던 것은 의료진의 한마디였다.
중환자실 치료가 이어지던 어느 날 이비인후과 우승훈 교수가 의료진에게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박씨는 그 순간 자신도 다시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얻었고 의료진을 믿게 됐다고 회상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치료 과정은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중환자실에 있는 박씨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가족들에게는 담당 의료진이 전하는 소식이 사실상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이비인후과 문민석 전공의는 치료 기간 박씨의 상태와 치료 경과를 수시로 가족에게 알렸다. 박씨는 의료진의 이런 소통이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없어 불안해하던 가족들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됐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치료를 마치고 일반병동으로 옮긴 뒤에도 의료진의 돌봄은 이어졌다.
신민아 전공의는 이른 아침부터 병상을 찾아 박씨의 상태와 통증을 살폈다.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하루의 기분과 불편한 점까지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박씨가 안정적으로 치료와 회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에 대한 두려움은 의료진에 대한 신뢰로 바뀌었다.
박씨는 퇴원하면서 의료진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병원 생활을 글로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커졌다”고 적었다.
이어 “다시 얻은 삶인 만큼 건강관리를 잘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오래오래 살아가겠다”며 “앞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저를 살려주고 보살펴주신 모든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46일간 이어진 치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우승훈 교수는 괴사성 근막염은 무엇보다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괴사성 근막염은 세균 감염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으로, 수술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환자분은 당뇨병을 앓고 있어 더욱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속한 치료와 환자분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 덕분에 무사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가족들과 함께 건강하고 평안한 삶을 오래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