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댐 결정 존중하지만…” 충남도, 주민 설득·국가 지원 선행 요구

“지천댐 결정 존중하지만…” 충남도, 주민 설득·국가 지원 선행 요구

박수현 지사 “결정보다 중요한 건 설명과 공감”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정부의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에 충남도가 사실상 조건부 수용 입장을 내놨다. 공론화 절차를 거친 정부 결정은 존중하되 댐 건설의 필요성과 효과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국가 차원의 청양·부여 지원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3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 관련 충청남도 입장’을 발표했다.

박 지사는 먼저 “충청남도는 정부의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지사가 31일 도청 브리핑룸 기자간담회에서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 관련 충청남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종윤 기자]

그는 개인적으로는 지천댐 건설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다만 충분한 소통과 숙의를 거쳐 합리적인 결론이 내려질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원칙에 따라 정부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지사는 “지천댐 건설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충분한 소통과 숙의가 먼저’라는 원칙을 그동안 일관되게 말해왔다”며 “공론화위원회 구성 과정에서도 공정성·투명성·중립성을 강하게 요청했고 그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진다면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7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부가 결정을 내린 만큼 충남도는 그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과정에 책임 있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지사는 정부 결정 자체보다 앞으로의 설명과 주민 공감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명과 공감’”이라며 정부가 지천댐을 왜 건설해야 하는지, 어떤 목적과 필요성이 있는지를 청양·부여 주민들에게 충분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남도가 정부에 공개를 요구한 내용은 △지천댐이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등 국가·충청권 첨단산업에 맡게 될 역할 △댐 건설에 따른 청양·부여 지역 홍수 위험 감소 수준 △댐 건설 외 다른 대안과 지천댐의 비교·검토 결과 △공론화위원회의 자료 수집·논의·판단 과정 등이다.

단순히 정부가 결론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근거와 과정을 통해 지천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도달했는지를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지사는 “충남도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주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공론화의 목적이 달성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청양·부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국가적 필요에 따라 댐을 건설하는 만큼 사업에 따른 부담과 희생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청양·부여에 댐을 짓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역의 미래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지천댐이 국가와 충청권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면 그 부담을 청양·부여 주민들에게만 지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의 필요로 댐을 건설하는 만큼 청양·부여에 그에 걸맞은 국가적 지원과 지역 발전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충남도는 정부에 ‘청양·부여 상생발전사업’ 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박 지사는 “청양·부여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희생하거나 새로운 부담을 떠안는 일이 없도록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앞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 자체 지원 대책도 마련한다.

도는 ‘충남도 종합지원계획 연구용역’을 조속히 추진해 정부 지원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주민 요구를 파악하고 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지원책에는 기업 유치와 관광자원 개발, 생활SOC 확충·정주환경 개선, 주민참여형 소득 창출 사업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지천댐 건설을 단순한 수자원 개발 사업에 그치지 않고 청양·부여의 새로운 지역 발전 동력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국가의 물을 담은 댐이라면 청양·부여의 미래까지 담는 댐이 돼야 한다”며 “국가의 필요로 시작된 사업을 청양·부여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천댐 건설로 청양·부여가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내포=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