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수십만원을 빌려준 뒤 하루 만에 두 배가 넘는 돈을 갚도록 요구하고,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사진과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를 압박한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활동, 대부업법 위반, 채권추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17명과 범죄수익 세탁업자 및 대포 유심·계좌 제공자 등 모두 29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총책 A(30대)씨 등 12명은 구속됐다.
A씨 등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구를 거점으로 불법사금융 조직을 운영하며 사회초년생 등 558명에게 약 14억원을 빌려주고 12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만~100만원가량을 단기간 빌려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끌어들였다. 50만원을 빌려준 뒤 다음 날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5만원을 요구하는 등 고율의 이자를 적용했다. 경찰이 확인한 연 이자율은 평균 4300%, 최고 4만150%에 달했다.
범행 대상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20~30대 사회초년생과 금융 취약계층 등이었다. 이들은 대부업체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정보 DB를 확보했으며, 경찰이 확인한 개인정보는 4만501건에 달했다.
대출 과정에서는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이나 영상 등을 요구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가족·지인 연락처까지 넘겨받은 뒤 상환이 늦어지면 사진 등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추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결과 담보로 확보한 사진과 영상이 실제 유포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추심 압박을 받던 피해자가 촬영해 보낸 영상이 가족에게 전달된 사례는 확인됐다.
A씨 일당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조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고 수사에 대비한 행동 요령과 증거 삭제 방법 등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지휘·통솔 및 수익 배분 구조 등을 토대로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범죄수익을 숨기는 과정에도 별도 가담자가 동원됐다. 상품권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꾸민 B(20대)씨 등은 범죄수익을 상품권 거래대금으로 위장해 현금화했으며, 경찰이 확인한 자금 세탁 규모는 약 5억2000만원이다. 대포 유심과 계좌를 제공한 C(30대)씨 등도 범행을 도운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4200만원을 압수하고 A씨 등이 보유한 차량과 예금 등 2억40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범죄수익 세탁에 이용된 상품권 업체에 대해서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 말소를 요청했다.
피해 회복 지원도 진행됐다. 경찰은 피해자 57명에게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진흥원 관련 지원제도를 안내하고, 불법 채권추심을 차단하기 위한 채무자 대리인 선임 등을 지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은 고율의 이자뿐 아니라 개인정보와 사진 등을 악용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법사금융에 대한 단속을 확대하는 한편 피해자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