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산다고 과목까지 포기하나”…경북 730명, 교실 벽 넘어 ‘온라인 등교’

“시골 산다고 과목까지 포기하나”…경북 730명, 교실 벽 넘어 ‘온라인 등교’

경북온라인학교 2학기 48개교·88강좌 ‘역대 최대’…농어촌·소규모 학교 과목 격차 해소
물리 넘어 사회·기계공학·정보 과제연구까지…온라인 수업도 ‘강의→연구·실험’ 진화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교육청은 경북온라인학교가 2학기 도내 48개교 학생 730여 명을 대상으로 88개 강좌를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2024학년도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북온라인학교는 개별 고등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학교다.

경북온라인학교 수업 전경 [사진=경북교육청]

단순한 인터넷 강의가 아니다.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학교 규모와 교사 수, 수강 희망 학생 숫자 등에 따라 개설 가능한 과목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농어촌·소규모 학교에서는 소수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학교가 모두 개설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결국 학생에게 과목 선택권을 줬지만 정작 학교에 과목이 없는 ‘고교학점제의 빈틈’을 온라인학교가 메우는 구조다.

경북온라인학교의 2학기 참여 규모가 역대 최대까지 커진 배경에는 기존 참여 학교들의 평가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참여 학교들은 온라인 교사의 세심한 학생 관리와 개별 피드백, 학생 소속 학교와의 협력 등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특히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에서 끝나지 않고 학생의 학습과정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까지 체계적으로 연결해주는 지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교육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힐 수 있는 ‘수업은 가능하지만 학생 개개인의 학습과정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를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참여 확대의 중요한 열쇠가 된 셈이다.

수업의 깊이도 달라지고 있다.

정규 교과목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방학에는 학생들이 직접 연구하는 심화 과제연구까지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5개 학교 학생 16명이 참여한 ‘물리 과제연구’를 운영했다.

겨울방학에는 규모를 더 키워 16개교 학생 68명을 대상으로 사회과제연구와 기계공학 과제연구, 정보 과제연구 등 모두 5개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관심 분야에서 스스로 연구 문제를 정한다.

이후 자료를 수집하고 실험하고 분석한 뒤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까지 직접 수행한다.

온라인 수업이 교사의 강의를 화면으로 옮기는 단계를 넘어 ‘연구하고 실험하는 교실’로 확장되는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문제에 적용해보면서 자신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대학 전공과 진로까지 구체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경북온라인학교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수업 노하우를 일반 학교 교사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지난 22일 일반 교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원격 환경에서의 물리학 과제연구 수업의 실제’ 연수를 열어 심화수업 사례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을 연결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어진 멘토링에서는 연구주제를 정하는 단계부터 실험설계와 과정 중심 평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까지 실제 수업에서 필요한 내용을 안내했다.

2학기에는 온라인학교 교과 교원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정기적으로 공유한다.

학생들이 과목 이름만 보고 선택하지 않도록 각 강좌의 특징과 학습내용을 설명하는 교과 소개 책자도 만든다.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교사들이 서로 공개해 우수 수업을 공유하고 교과 간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현재 경북온라인학교 교장은 “경북온라인학교는 지역과 학교 규모의 한계를 넘어 학생들의 진로와 학업에 대한 의지를 실제 배움으로 연결하는 학교”라며 “학생들이 어디에 있든 수준 높은 수업과 다양한 탐구·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경북온라인학교는 지역과 학교의 여건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넓혀주는 미래형 교육 플랫폼”이라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학습 경험을 통해 교육의 지역 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