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가구가 작은 발전소로”…대구도개공, 행복주택서 ‘전기 다이어트’ 실험

“366가구가 작은 발전소로”…대구도개공, 행복주택서 ‘전기 다이어트’ 실험

안심청아람더영 ‘에너지쉼표’ AA등급…피크시간 전력 줄이면 입주민에게 마일리지
세대당 월 100Wh 절감 땐 연간 439.2kWh↓…CO₂ 183kg 감축 기대
정명섭 사장, “입주민 참여가 만든 성과…탄소중립 선도 친환경 공공주택 확대”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의 공공임대주택 366가구가 전력 사용이 몰리는 시간에 조금씩 전기를 아껴 하나의 ‘작은 발전소’ 역할을 하는 생활형 에너지 실험에 나섰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발전설비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간대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용량을 줄이고, 절감한 만큼 마일리지까지 돌려받는 방식이다.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옥 전경 [사진=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는 공사가 관리·운영하는 안심청아람더영 행복주택이 전력거래소의 ‘에너지쉼표 공동주택 인증’ 심사를 통과해 AA등급을 취득했다고 31일 밝혔다.

인증 심사 통과일은 지난 7월 27일이다.

‘에너지쉼표’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간대에 전력거래소의 요청을 받은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여 전체 전력 피크를 낮추는 국민 참여형 에너지 절감제도다.

핵심은 ‘발전량을 늘리는 것’만큼 ‘필요할 때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전력 수급 관리의 한 방법​이라는 데 있다.

주민 입장에서도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는 구조는 아니다.

전력 사용을 줄인 만큼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이를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어 에너지 절약이 실질적인 보상으로 돌아온다.

안심청아람더영에는 모두 366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전체 세대가 세대당 월평균 100Wh씩 전력을 절감할 경우 연간 최대 439.2kWh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 측 계산으로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83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30년생 소나무 약 27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한 탄소저감 효과라는 설명이다.

숫자 자체보다 주목할 부분은 절감 방식이다.

한 가구가 줄이는 전력량은 크지 않지만 공동주택 366세대가 동시에 참여하면 작은 절약이 하나의 집단적인 에너지 자원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주택의 친환경 정책이 그동안 고효율 설비나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 하드웨어 확충에 집중됐다면 이번 사업은 입주민의 생활습관과 참여를 통해 에너지 소비 자체를 조절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인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주민 참여를 끌어올리는 데도 나섰다.

지난 26일 안심청아람더영 단지에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쉼표 제도를 알리는 홍보행사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참여 방법과 전력 절감 실천방안 등을 안내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결국 이번 AA등급 인증의 진짜 성적표는 인증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올 ‘실제 절감량’​이다.

366세대 가운데 얼마나 많은 주민이 참여하는지, 실제 피크시간대 전력 사용량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마일리지 혜택은 어느 정도인지가 사업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성과가 확인될 경우 대구도시개발공사가 관리하는 다른 공동주택으로 모델을 확산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에너지 쉼표 인증패 [사진=대구도시개발공사]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이번 에너지쉼표 공동주택 인증 AA등급 취득은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과 적극적인 참여가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친환경 공공주택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