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먼' 우주로 배치…우주망원경 협업→우주 비밀 푼다 [지금은 우주]

'로먼' 우주로 배치…우주망원경 협업→우주 비밀 푼다 [지금은 우주]

허불+제임스웹+로먼, 암흑물질·외계행성 등 규명

우리나라 시각으로 30일 오후 8시 26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로먼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NAS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국 항공우주청(NASA)과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 시각으로 30일 오후 8시 26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 헤비 로켓으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1990년 허블, 2021년 제임스웹에 이어 30일 로먼 망원경이 우주에 배치됐다. 이들 망원경은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허블은 정밀 관찰에 장점이 있다. 제임스 웹은 심우주와 고해상도 분석에 탁월하다. 로먼은 대규모 수색과 지도 제작에 장점이 있다. 로먼 망원경은 2016년 개발이 승인돼 약 10년 동안 작업을 진행해 왔다.

‘허블+제임스웹+로먼’의 협업 모델이 강화되면서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찾아내고 풀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30일 저녁에 발사된 로먼 우주망원경은 L2 지점을 할로 궤도로 돌며 여러 우주 비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NASA]

NASA 초대 수석 천문학자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박사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선명한 적외선 관측 능력과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최소 100배 넓은 시야각을 갖췄다. 선명하고 광범위한 관측 자료를 통해 과학자들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연구할 수 있다.

외계행성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분석할 수도 있다. 수십억 개의 은하를 지도화하고 블랙홀을 조사하고 태양계에서부터 관측할 수 있는 우주 가장자리까지 다양한 천체를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로켓에서 분리된 로먼은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점(L2)으로 이동한다. 로먼의 임무는 5년인데 최장 10년 동안 운영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사된 이후 로먼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L2 지점으로 향하는 전이 궤도(Transfer Trajectory)에 진입한다. 약 1~3개월 동안 지구에서 멀어져 L2 지점을 향해 곡선 궤적을 그리며 이동한다.

L2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할로 궤도(Halo)에 진입한다. 할로 궤도란 라그랑주점처럼 질량이 큰 두 천체(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가상의 평형점 주변을 회전하는 주기적 3차원 궤도를 말한다.

실제가 아닌 가상의 점을 하나의 천체처럼 중심으로 삼아 회전하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둥근 후광(Halo) 모양을 그리며 궤도를 만든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외계행성 탐색 등에 나선다. [사진=NASA]

박병곤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센터 책임연구원은 “로먼 우주망원경은 지름 2.4m의 우주망원경으로 허블우주망원경과 크기가 같은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며 “로먼은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L2에서 주로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며 허블보다 약 100배 넓은 시야각의 광시야 카메라와 코로나그래프를 갖추고 있어 암흑에너지 연구와 외계행성 연구에 특화된 망원경”이라고 설명했다.

로먼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과 같은 L2에 있는데 지구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잡음의 영향에서 자유롭고 관측기기의 냉각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적외선은 온도가 낮은 천체에서 주로 방출돼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 외계행성이나 갈색왜성 등의 연구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암흑에너지 연구를 위해서는 우주 먼 곳에 있는 많은 은하의 후퇴속도와 거리를 측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야가 넓은 장비가 필요하고 로먼의 광시야 카메라는 이런 용도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로먼은 광시야 카메라를 이용해 두 가지 방식의 외계행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어두워지는 현상(별가림 현상)과 미시중력렌즈(보이지 않는 천체의 중력이 배경 별의 빛을 휘게 해 밝기가 일시적으로 밝아지는 현상) 방법”이라며 “로먼은 광시야 카메라를 이용해 우리 은하계 중심부의 약 2억개 별을 관측해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검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먼이 갖추고 있는 또 하나의 장비는 코로나그래프이다. 모항성에 가까이 있는 외계행성은 모항성의 빛이 너무 밝아 직접 관측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그래프는 시야의 중심에 있는 별을 가려 인공적으로 일식과 같은 현상을 일으켜서 외계행성의 영상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로먼 우주망원경이 발사를 앞두고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탑재체 페어링 내부에 밀봉돼 있다. [사진=NASA]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먼 망원경은 외계행성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 여러 연구 주제를 다루는데 이 분야 연구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천체 하나를 오래 바라보는 것보다 아주 많은 천체를 넓게 관측하고, 그 안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를 통계적으로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로먼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흥미로운 은하와 초신성, 외계행성을 제임스웹이나 차세대 지상망원경이 다시 정밀하게 관측하는 식의 협력도 앞으로 활발해질 것”이라며 “거대한 관측 자료 속에서 우주의 구조와 진화, 행성계의 전체 모습을 읽어내는 천문학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