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였더니 12억 벌었다”…대구시, 온실가스를 ‘세입’으로 바꿨다

“탄소 줄였더니 12억 벌었다”…대구시, 온실가스를 ‘세입’으로 바꿨다

잉여배출권 7만4000톤 확보해 4만3000톤 매각…12억3000만원 세입
3만1000톤은 미래 대비 비축…소화가스 2865만㎥ 재활용 등 감축 효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온실가스를 줄였더니 12억3000만원의 세입이 생겼다.

탄소중립 정책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비용’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온실가스 감축 자체가 지방정부의 새로운 재정수입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대구시가 보여줬다.

대구시청 산격청사 전경 [사진=대구시]

대구시는 환경기초시설의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관리를 통해 확보한 2025년 잉여배출권 7만4000톤 가운데 4만3000톤을 매도해 총 12억3000만원의 세입을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나머지 3만1000톤은 모두 팔지 않고 향후 배출권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다음 연도로 넘겼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대상 기관에 연간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배정하고 실제 배출량이 이를 초과하면 시장에서 부족한 배출권을 사도록 하는 제도다.

반대로 온실가스를 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하면 남은 배출권을 시장에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최근 배출권거래제 대상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할당량 부족으로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 곳들이 생기고 있지만 대구시는 반대로 온실가스를 줄여 남은 배출권을 팔았다.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대구시가 관리하는 31개 환경기초시설의 감축사업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화가스의 재활용이다.

대구시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소화가스 약 2865만㎥를 회수해 CNG버스 연료와 보일러 시설 등에 다시 사용하고 있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의 유휴부지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운영하고 매립가스도 포집하는 등 버려지던 에너지를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왔다.

그 결과 7만4000톤의 잉여배출권을 확보했다.

대구시는 이 가운데 4만3000톤만 시장에 내놓아 12억3000만원의 세입으로 전환했다. 단순 계산하면 톤당 약 2만8600원 수준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나머지 3만1000톤을 팔지 않았다는 점이다.

향후 정부의 배출권 할당량이 줄어들거나 환경기초시설의 배출량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배출권을 새로 사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일종의 ‘탄소 자산’으로 남겨둔 것이다.

줄일 수 있을 때 온실가스를 줄이고, 남은 배출권 가운데 필요한 물량은 비축하면서 나머지를 팔아 세입을 확보하는 구조인 셈이다.

대구시는 추가적인 감축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처리장의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고효율 펌프 도입사업이 기후에너지환경부 탄소중립 지원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향후 관건은 이번 12억3000만원의 수익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느냐다.

배출권 가격과 정부 할당량이 계속 변하는 만큼 환경기초시설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량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 상황을 고려한 배출권 운용 능력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대구시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환경적 성과뿐만 아니라 잉여배출권 매도를 통해 세입까지 확보하는 재정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 탄소중립과 재정 효율성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