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세계 4위·중국 1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호황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는 사이 모바일·범용 D램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XMT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03억1000만위안(약 30조82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3.6% 증가했다. 순이익은 776억500만위안(약 15조91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3억3200만위안(약 4778억5970만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CXMT의 급성장은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있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과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빠듯해졌고, CXMT가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모바일 D램서 먼저 몸집 키운 CXMT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D램 가격 상승이다. AI 서버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가 HBM과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범용 D램 공급도 빠듯해졌다.
CXMT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구형 저전력 D램(LPDDR)4X 생산을 줄이자 부족한 물량을 공급했고, 현재는 LPDDR5X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생산능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CXMT의 D램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능력은 월 30만장 수준으로 추산된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의 약 13%, 비트(데이터의 단위) 출하량 기준 11%에 해당하는 규모로 분석했다.
신규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CXMT의 월 생산능력이 약 50만~60만장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형 D램 접고 차세대로…기술격차 좁히는 CXMT
CXMT는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차세대 D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일부 기술 세대를 건너뛰거나 개발 기간을 줄이는 '세대도약형 연구개발(R&D)' 전략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모바일 D램이다. CXMT는 지난해 LPDDR5X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LPDDR6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LPDDR6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가운데 CXMT도 차세대 제품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구형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공급 부족으로 저가용 D램(DDR)4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CXMT는 생산을 중단하고 고가용(DDR)5와 LPDDR5X 등 차세대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UBS와 골드만삭스는 CXMT가 선두 D램 업체보다 공정 기술에서 2~3세대 뒤처진 것으로 평가했다. 미세공정과 수율(정상품 비율) 격차로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D램 양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럼에도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능력과 기술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점은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CXMT가 2028년 중국 내 D램 수요의 약 50%, HBM 수요의 약 40%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