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도은 기자]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개발이익금 가운데 최대 1500억원을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국제학교 건립에 투입하려던 인천시의 계획이 재검토 국면에 들어갔다.
영종 국제학교 사업을 둘러싸고 설립 주체의 자격 논란과 공모 과정의 특혜 의혹이 이어진 데다, 재원을 마련해야 할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마저 시공사 선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협의 차질로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28일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개발이익을 공공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기존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국제학교가 아닌 다른 공공사업에 개발이익금을 투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 국제학교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제시한 1호 공약인 '뉴홍콩시티'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인천경제청은 2024년 10월 영종 미단시티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 법인 선정 공모를 진행했고, 지난해 3월 영국 사립 기숙학교인 위컴 애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사업 구조는 인천경제청이 약 1500억원을 투입해 학교 건물을 건립한 뒤 5년간 무상 임대하고, 인천도시공사가 학교 부지를 8년간 무상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공모 과정에서 설립 주체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위컴 애비 측 영리법인인 위컴 애비 인터내셔널은 2024년 11월 인천경제청에 위컴 애비를 비롯한 명문 사립학교 대부분이 비영리 자선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해외 캠퍼스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법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후 인천경제청이 공모 확인서 양식을 변경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기존 확인서에 포함됐던 본교의 직접 설립·운영 및 학사·행정·재정에 대한 최종 책임 관련 문구에서 일부 표현이 삭제됐고, 위컴 애비 측은 변경된 내용을 안내받은 뒤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공모 마감기한도 한 달가량 연장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도 설립 주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위컴 애비 측 사업제안서에는 아시아 지역 위컴 애비 국제학교의 독점 운영 파트너인 BE에듀케이션이 초기 자기자본과 설립준비금, 운영자금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BE에듀케이션이 위컴 애비 본교와 출자 관계가 없는 별도의 민간 교육기업이라는 점이다.
BE에듀케이션은 위컴 애비 브랜드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홍콩과 중국 등에서 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위컴 애비 본교가 직접 설립한 형태가 아니라 브랜드를 활용한 학교 운영 방식이라는 점에서 외국교육기관 설립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현행 외국교육기관법은 외국교육기관 설립 주체를 비영리 외국학교법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역시 공모 당시 참여 자격을 외국 법령에 따라 현지에서 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는 비영리법인으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이 위컴 애비 측에 영국 현지에 별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국내 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안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정기관이 국내법을 우회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설립 주체의 자격과 공모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인천경제청이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발이익금의 성격과 활용처도 쟁점이다.
지난해 1월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인천글로벌시티가 체결한 4자 업무협약에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개발이익을 최대 1500억원 범위에서 국제학교 설립 비용으로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경제청은 해당 협약이 국제학교 건립 자체를 의무화한 것이 아니라 개발이익금의 공적 활용 한도를 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종 국제학교 사업이 백지화되더라도 개발이익을 다른 공공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국제학교 사업은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개발이익을 공적 목적에 사용한다는 원칙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투입할지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발이익금의 재원을 마련해야 할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 역시 순탄치 않다는 점이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지난 3월 호반건설을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증액 등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5월 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다.
이어 지난 7월 진행된 2차 입찰에서도 참여 의향을 밝힌 4개사 가운데 호반건설만 응찰하면서 결국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분양가와 해외 분양대행사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토지 잔금 3000억원대 조달을 위한 PF 협의 역시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영종 국제학교 건립비 1500억원은 송도 아메리칸타운 1·2단계 개발이익금 600억원과 3단계 개발이익금 900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단계 사업의 추진 일정과 수익 규모가 불투명해지면서 국제학교 건립 재원 마련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천=김도은 기자(dovely919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