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장 마감 후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뒤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인데요.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4일에는 8.70% 급락했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데다, 발표 전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주 증시 흐름에 대해 "삼성전자 주주환원 발표 이후 재료 소멸로 인한 셀온 매물이 출회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가 먼저 주가에 반영된 뒤 실제 발표와 함께 매물이 나온 셈입니다.
30조원 나눠보니…주당 4500원대
주가 흐름과 별개로 삼성전자가 당장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돈은 적지 않습니다. 3분기에 지급하기로 한 현금배당은 약 30조원입니다.
이를 삼성전자의 2분기 말 전체 발행주식 약 66억4865만주로 단순히 나눠보면 주당 약 4512원입니다. 자기주식 등을 고려하면 실제 금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주당 4500원 안팎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100주를 보유했다면 약 45만원, 1000주는 약 450만원, 1만주는 약 4500만원입니다. 모두 세전 기준입니다. 정확한 주당 배당금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됩니다.
기존 배당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삼성전자의 최근 분기 배당금은 주당 374원이었습니다. 연간 정규배당 규모는 약 9조8000억원입니다. 이번에는 한 분기에만 기존 연간 정규배당의 3배가 넘는 현금을 지급하는 셈입니다.

최대 80조원 남아…자사주 소각은 내년 1월
30조원이 전부는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예상한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입니다. 3분기 현금배당을 제외하면 약 60조~80조원이 남습니다.
남은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주주에게 돌려줄지는 내년 1월 말 결정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을 확정한 뒤 추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을 정할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나오지 않은 점을 아쉽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자사주 매입·소각 자체가 빠진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의 결정이 내년 1월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3분기 30조원 현금배당은 이번 주주환원의 일부입니다. 현재 주가에는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되고 있지만, 남은 최대 80조원의 사용처까지 확인해야 전체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배당보다 투자"…다른 시각도
주주환원을 더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두고는 다른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배당보다 재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배당을 많이 했으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생겨났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가 계속 필요한 산업입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국내외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주주환원을 늘리는 동시에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삼성전자가 남은 최대 80조원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어떻게 나눌지, 투자 재원과는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가 내년 1월 발표에서 확인할 부분입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