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작년 부동산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부동산 감독 기구 설립 방침을 밝혔지만 감독 기구 설립 논의는 실종됐다. 작년 10월 이후 1년여가량 19차례 진행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뿐이다. 대응협의회도 부처 간 협업보다는 소관 부처의 반복된 유형의 실적 타령에 그치고 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단장 : 김용수 국무2차장겸임)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석해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수사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기관 간 공조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는 지난해 10월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이 첫발을 뗀 이후, 올해 8월27일 19차 회의까지 총 10개월 가량 진행됐다.
매 회의마다 부처별 단속·적발 수치는 꾸준히 쌓여 왔지만, 애초 협의회를 만든 목적이었던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 논의는 출범 시점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부처간 '협업'이라는 단어가 실제 내용으로 채워진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
김용수 국무2차장은 지난해 11월3일 부동산 감독 추진단 출범 및 협의회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각 부처에서 수행 중인 조사‧수사를 기획‧조정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조사‧수사하는 '부동산 감독기구'를 신속하게 출범시키는 데 총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0월30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도 정부는 추진단을 "부동산 감독기구의 신속한 출범 준비"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소개했다. 즉 추진단과 협의회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직접 조사·수사권을 가진 상설 감독기구를 만들기 위한 과도기적 준비 기구로 설명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 공개한 대응협의회 회의 자료 어디에도 '감독기구' 설립과 관련한 진행 상황이나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협의회는 회차를 거듭하며 사실상 정례 점검회의 형태로 굳어졌다.
그나마 소관 부처 별로 흩어진 단속 역량을 협업한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였다. 협업 성과를 수치로 제시한 것은 지난해 12월 4차 회의가 유일했다. 국토교통부가 이상거래 조사 과정에서 통보한 의심 대출건(459건) 중 246건에 대해 해당 금융회사가 자체 점검을 실시해 38건을 적발했는데, 이 적발률(15.4%)이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벌인 전체 사업자대출 점검의 적발률(1만7059건 중 134건, 0.7%)보다 훨씬 높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협업 성과를 다시 보여준 사례는 이후 전무했다. 이날 19차 회의 자료에서 소개된 금융위·금감원의 178건(686억원) 적발 역시 사업자대출 자체점검·현장점검 결과일 뿐, 국토부 통보 건과 자체 점검 건의 효과를 비교하는 서술은 없었다.
반면 부처별 자체 실적은 회차마다 빠짐없이 갱신됐다. 국토교통부의 이상거래 기획조사는 1차(‘25.1~2월 신고분, 108건 적발)에서 2차(3~4월, 317건)·3차(5월, 673건)·서울·경기 이상거래(12차, 746건)로 조사 범위와 적발 건수를 계속 넓혀왔다. 국세청도 3차(12.4)에서 강남4구·마용성 등 고가아파트 증여 2077건에 대한 전수검증 계획을 독자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이후 회차에서도 편법증여·자금출처 검증을 국세청 단독 항목으로 계속 보고했다. 경찰청의 8대 불법행위 특별단속도 출범 초기 268명 단속(10.30 기준)에서 1차 단속 종료 시점인 3월26일 1493명 단속·640명 송치로 늘었고, 이후 2차 단속이 10월 31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금융위·금감원의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적발 역시 은행권 45건(10.30)→전 금융권 134건(4차, 12.24)→178건(19차, 8.27)로 점검 대상과 기간을 바꿔가며 계속 발표됐다.
결국 협의회는 부처별 단속 실적을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대외에 홍보하는 채널로만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내걸었던 '감독기구 설립을 통한 직접 조사·수사 권한 확보'라는 제도적 목표는 출범 이후 진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부동산 감독 기구 설립 진행 상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에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