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이 자동차·철강 등 주요 산업으로 번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내 캐나다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업종별로 효과는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서 북미 공급망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캐나다산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에는 상대적인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 캐나다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서는 관세 갈등이 곧바로 한국 기업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대표적이다.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캐나다산 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이 올라가면서 한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 업체들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한국 자동차 업체가 캐나다산 제품의 빈자리를 일부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실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어 단순히 캐나다산 자동차와 경쟁하는 구조로만 보기 어렵다.

또 다른 변수는 북미 자동차 공급망이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부품이 필요하고, 이들 부품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기도 한다. 따라서 캐나다산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캐나다 업체뿐 아니라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원가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한국 업체 역시 북미 공급망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의 가격 상승이 한국 자동차 업체에 일부 기회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이를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 역시 이번 조치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은 자동차와 분위기가 다르다. 캐나다가 미국의 주요 철강 공급국인 만큼 미국 내 캐나다산 철강 공급이 줄어들면 한국산 철강이 일부 물량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내에서 캐나다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한국 철강업체들이 일부 물량을 대체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캐나다산 물량 감소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철강 역시 단순히 수혜로만 보기 어렵다. 캐나다산 철강이 미국 대신 다른 시장으로 흘러갈 경우 해당 지역에서 공급 경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의 고율 관세 영향으로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도 감소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캐나다산 물량을 일부 대체하더라도 전체 수출 여건이 개선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현지 생산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는 것도 높아진 관세와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결국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이 한국 기업에 일률적인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동차는 북미 현지 생산과 복잡하게 얽힌 부품 공급망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철강은 캐나다산 물량이 줄어들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일부 대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지만, 캐나다산 철강이 다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향후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협상 결과도 국내 기업들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양국은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기존 관세 수준을 조정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최종 합의 내용에 따라 한국 기업이 얻는 기회와 부담의 크기도 달라질 전망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