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뇌전증 신약 도입…블록버스터 2개 만든다"

[현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뇌전증 신약 도입…블록버스터 2개 만든다"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최대 1.1조 원에 도입
"경쟁사 美 제논보다 장점 많아"⋯적응증 확대도 기대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SK바이오팜은 다른 길, 다른 리그에서 미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겠습니다. 뇌전증, 중추신경계(CNS) 계열에서 먼저 시작하는 것입니다. 국내 핵심(peer) 기업들과 경쟁할 의지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26일 기술도입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면서 "(엑스코프리에 이어 오파칼림까지) 저희는 2030년에서 2040년 중반쯤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가진 제약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오전 SK바이오팜은 아일랜드의 바이오헤이븐과 맺은 도입 계약을 공시하고, 이후 오파칼림 도입과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 조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오파칼림 도입과 관련해 말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이 개발하는 오파칼림을 1조 1000억원에 도입한다. 이와 함께 칼륨채널(Kv7) 활성화제 화합물,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 등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총 4억 달러(약 5532억원)다. 거래 종결 시 3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개발·허가 단계에 따라 최대 3억 9500만 달러의 마일스톤도 지급한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계약으로 바이오헤이븐과 파트너로서 임상 등에 참여하며 향후 관련 비용도 부담한다.

이번 오파칼림 도입을 통해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더 확장하게 된다.

SK바이오팜은 그동안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등으로 확보한 수천억원에 달하는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초기 개발 물질이 아니라 성공 가능성이 높고 출시 후 차별화가 가능한 제품을 분석해 오파칼림을 선택했다.

오파칼림은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조절하는 칼륨채널 Kv7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기존 또는 개발 중인 일부 항경련제와 달리 GABA 수용체 활성을 최소화해 어지럼증이나 졸림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줄일 가능성을 차별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애초에 오파칼림은 미국 제논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하는 물질 '아제투칼너'를 겨냥해 개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은 "제논의 제품이 먼저 시장에 나오겠지만, 오파칼림과 비교한 결과 제논 제품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오파칼림은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해 이번 거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간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에 매출이 치우쳐 있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졸음 등 부작용이 있어 중증 질환자에게 처방하되 단계적으로 처방량을 늘려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오파칼림이 2029년 미국 출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부분발작 등 상대적으로 경증 질환자에게도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이 치우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뿐 아니라 내약성(환자가 약을 얼마나 잘 견뎌내는지의 정도) 보완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직판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마케팅 역량을 갖추고 있어, 향후 오파칼림 출시 후 직판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미 구축한 영업망이 세노바메이트에 최적화돼 있는 만큼, 같은 기전의 오파칼림을 판매하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 부문장은 "미국에 150명가량의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있어 뇌전증 치료를 겨냥한 영업이 가능하다"며 "지금의 조직에서 필요하다면 영업 인력을 10~20명가량 늘려 두 개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은 우울증, 이명 등 적응증 확대에 대한 논의도 있어 향후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자평했다.

유 부문장은 "우울증을 하나의 적응증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향후 살펴봐겠지만 효과가 있다는 언급이 있다"며 "이명과 관련한 데이터도 있어서 뇌전증외에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매출 성장 가능성은 밝히지 않았지만, 오파칼림의 성공 가능성과 차별점을 고려할 때 이익 폭은 커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사장은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그대로 활용해 영업 비용 통제가 가능하면서 매출은 '1+1'이 될 수 있다. 이런 구조가 된다면 마진(margin) 폭이 훨씬 커질 여지가 크다"며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은 추가 투자를 이어갈 수 있고, 향후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제품을 통해 항암 연구와 같은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