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T·현대교정기술원, 공공입찰 반복 담합에도 공정위 '경고'

HCT·현대교정기술원, 공공입찰 반복 담합에도 공정위 '경고'

8개월간 6차례 담합에도 심사관 전결로 종결…"낙찰사례 없고 50억원 미만"
지분 19% 얽힌 두 회사, 서울교통공사 등 4개 공공기관 입찰서 가격 맞춰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시티(HCT)와 현대교정기술원이 공공기관 발주 계측기 검교정 용역 입찰에서 8개월에 걸쳐 6차례 반복적으로 가격을 담합해 경쟁당국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가격 담합이라는 경성 카르텔임에도 정식 심의 절차 없이 '경고' 처분만 받은 것. 부당 이익이 없고 계약액이 미미해 단순 처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지난 16일 에이치시티와 현대교정기술원의 교정서비스 용역 입찰 관련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 경고 처분을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에이치시티, 현대교정기술원

공정위에 따르면 에이치시타와 현대교정기술원은 2023년 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서울교통공사(3건), 한국소비자원,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각각 발주한 총 6건의 계측기 검교정 용역 입찰에서 입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하고, 합의한 내용대로 입찰에 참가했다.

나라장터 입찰 공고를 확인한 결과, 6건의 계약 규모는 최소 700만원대에서 최대 7억9173만원(한국승강기안전공단 발주 '2024년 승강기 검사장비 등 교정 및 수리 용역')까지 다양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8호가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입찰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 처분은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이 아닌 '경고'였다. 전원회의나 소회의 상정 없이 카르텔조사국장이 심사관 전결로 종결했다.

경성 카르텔에 해당하는 가격 담합임에도 단순 경고로 처분한 근거는 지난해 12월31일 개정 시행된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이 개정은 일반용역 계약의 경우 합산 금액이 50억원 미만일 경우 심사관 전결 경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성 카르텔에 해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6건의 입찰 중에서 낙찰받은 것이 없고, 합산 금액이 50억원 미만에 해당해 심사관 전결 경고로 처리됐다"고 전했다.

다만 에이치시티와 현대교정기술원이 지분 관계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향후 부당 공동행위 재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에이치시티는 2022년 10월 담합 상대방인 현대교정기술원의 지분 19%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취득해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즉 이번 담합의 두 당사자가 완전히 독립된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 지분을 상당 부분(19%) 보유한 관계였던 셈이다.

공정위는 최근 다른 담합 사건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왔다.

공정위는 최근 국공립병원 등이 발주한 검체검사 용역 입찰 담합(계약금액 기준 약 2940억원 규모, 706건)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시정조치·과징금·고발 의견을 제시해 정식 전원회의 심의에 넘겼다. 국고채 전문딜러(PD) 15개사의 입찰담합(76조2000억원 규모) 역시 심사관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해 정식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