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황세웅 기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재협상 국면에 들어가면서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초과이익분배금(PS)의 자사주 지급 비중 조정부터 추가 설명회, 타결금까지 여러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액 현금'을 요구하는 통합노조도 변수로 떠올랐다.
25일 SK하이닉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천·청주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25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반대 7535표, 찬성 7510표로 부결시켰다. 찬반 차이는 불과 25표였다.
반면 기술·사무직 노조는 별도 투표에서 약 66%의 찬성으로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생산직 노조와 회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SK하이닉스는 향후 협상 방식이나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후속 일정은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0년 유지' 1년 만에 손질…현금 80%→40%
전임직 노조 투표는 찬반이 사실상 50대50으로 팽팽했다. 25표 차 부결 배경에는 PS 지급 방식 변경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한을 없애는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PS의 80%는 당해 연도, 나머지 20%도 2년에 걸쳐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였다.
올해 잠정안은 재원 기준은 유지하되 40%를 현금, 60%를 자사주로 바꿨다. 현금 중심의 지급 방식을 합의 1년 만에 손질한 데다 당해 현금 비중이 80%에서 40%로 줄면서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내년 초 지급하는 2026년도 PS는 당해 지급 주식분을 현금으로 선택할 수 있어 최대 80%까지 현금 수령이 가능하다. 주가 하락 시 부족분을 현금으로 보전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성과급 자체는 역대급이 예상된다. 증권가 일부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50조원을 기준으로 PS 재원 10%를 적용하면 약 25조원이다. 이를 SK하이닉스 전체 구성원 3만4466명으로 단순 나누면 1인당 평균 세전 약 7억원 수준이다.
평균 7억원을 기준으로 잠정합의안대로 계산하면 현금 2억8000만원(40%), 자사주 4억2000만원(60%)이다. 다만 2026년도분은 당해 지급분은 선택에 따라 최대 5억6000만원(80%)까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임직 노조에서 반대표가 절반을 넘은 것은 성과급 규모보다 지급 수단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은 현금 지급을 원하는 구성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현금과 주식의 비율을 조정하고 임직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조정·타결금까지…통합노조도 변수
일각에서는 재협상 과정에서 자사주 비중을 낮추거나 별도 타결금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투표 직전 진행한 잠정합의안 설명회를 한 차례 더 열어 구성원 설득에 나서는 방안도 언급된다.
전임직 노조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뒤 추가 교섭을 거쳐 최종 합의한 전례가 있다. 올해도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찬반이 사실상 50대 50인 만큼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3일 출범한 통합노조도 변수다.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는 조합원 3445명을 확보했으며 PS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교섭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다른 노조 합의안의 적용에 반대하며 별도 교섭도 요구했다.
다음 달 초 예정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구성원들의 정기 간담회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간담회 이전 추가 협상이 속도를 낼지 관심을 두고 있다.

성과 배분을 둘러싼 진통은 산업계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반도체(DS)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정했다.
현대차도 올해 누적 60시간의 파업과 10년 만의 전면파업을 거친 뒤 이날 상견례 111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등이 담겼다.
삼성전자 DS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만 합쳐 약 149조7000억원이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올해와 내년 이익이 더 늘어날 경우 성과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를 둘러싼 논쟁도 반도체 소부장을 비롯한 산업계에서 잦아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노사는 성과를 어떻게 공정하게 배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고 성과급 지급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