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李·與, 왜 김민기는 되고 손봉기는 안 되는지 답하라"

한동훈 "李·與, 왜 김민기는 되고 손봉기는 안 되는지 답하라"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의 나라...대통령이 그 위냐"
"원하는 사람 안 해주니 탄핵하겠다면 왕정해야"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전 국민의힘 대표)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이 왕인 것 같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과 갈등을 빚고 있음을 지적하면서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대전략과 한국의 선택"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5. [사진=연합뉴스]

한 의원은 25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한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두고 여당이 계속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의 나라다. 삼권분립에서 대통령이 우위에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은) 그것(삼권분립)을 뭉개면서 '우리랑 사전에 얘기를 안 했으니, (우리가 원하는) 이 사람을 안 해주니까 너는 탄핵하겠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이 그정도 나라냐. 그러면 왕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의원은 "판사들은 합리적 생각과 균형감각,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판사는 왜 안 되고, 이 대통령이 그렇게 시키고 싶어하는 대법관은 왜 꼭 김민기 판사냐"고 물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여당은) 왜 손봉기는 안 되고 김민기여야만 하는 것인지 그것을 답해야만 한다. 그렇게 자기 입맛에 맞고 자기를 방어해줄 사람으로만 대법원을 채운다면 이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의원은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법을 바꿔 대법관을 증원했기 때문에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대단히 많은 대법관을 임명하게 돼 있다. '이번에는 이대로 넘어가더라도 앞으로는 내가 시키는 사람만 할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플래카드를 걸고 이러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올해 3월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오는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난 18일 이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지 않고 있다. 여성이면서 진보적 성향의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예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 대법원장과 조율이 끝내 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합의에 의한 제청이 관행인데 조 대법원장이 이를 어기고 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침해했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반면 대법원은 김민기 고법 판사의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관으로,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김민기 고법판사가 대법관이 될 경우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법관-헌법재판관 부부가 동시에 양대 최고 사법기관에 있는 전례가 없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가 있었는지를 두고도 서로 말이 다르게 나온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서면 제청 방식도 민정수석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협의를 건너뛴 일방 통보"라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거나 서면 제청에 합의했다는 노 처장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석 당대표는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에서 조 대법원장을 가리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라며 "조희대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다음날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고(故) 이해찬 전 총리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김남준 홍보위원장을 임명한 후 전국에 현수막 두 개를 필수 게첩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