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지역 중견 건설사인 ㈜태왕이앤씨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구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대구지역 공사현장의 직접적인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문제는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로 번질 수 있는 ‘연쇄 자금경색’이다.
대구시는 태왕이앤씨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지역 건설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했다고 25일 밝혔다.

태왕이앤씨는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지난 21일 법정관리 등을 신청한 데 이어 24일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는 등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태왕이앤씨 측은 현재 보유 자산이 약 4760억원으로 부채 약 2500억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보유 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공공공사 현장에서는 직불금 제도 등을 활용해 채무를 변제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대구시가 우선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 지역 공공·민간 건설현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태왕이앤씨가 시공 중인 ‘만촌역 지하철 연결통로 및 출입구 설치공사’는 시행사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고 있다.
‘하수관로 우·오수 분류화 사업(BTL)’ 역시 태왕이앤씨가 주관사로 참여한 현장이 없어 사업 추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시는 판단했다.
민간주택 분야에서도 현재 대구지역에서 태왕이앤씨가 시행 중인 공동주택 공사현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구시가 더 긴장하는 부분은 공사현장 자체보다 태왕이앤씨와 거래해 온 하도급·협력업체들의 자금 흐름이다.
건설업 특성상 한 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공사대금과 자재대금 지급 차질로 이어질 경우 지역 중소 협력업체로 충격이 빠르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지역 건설업계의 체력이 이미 떨어진 상황에서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가 추가적인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법원의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 회생절차 개시 결정 등 향후 절차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태왕이앤씨가 시공 중인 공사현장의 공정률과 대금 지급 상황 등을 상시 관리할 방침이다.
관급공사에는 발주처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적극 활용한다.
필요할 경우 공동수급업체의 지분 승계를 허용하거나 대체 시공자를 조기에 지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해 공사 중단이나 장기 지연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25일 오후 3시 산격청사 제1대회의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도 연다.
회의에는 태왕이앤씨를 비롯해 iM뱅크, 금융감독원, 신용보증기금과 지역 건설협회 등 금융·건설 관련 기관들이 참석한다.
대구시는 회의를 통해 태왕이앤씨의 회생절차 진행 상황과 협력업체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지역 건설업계의 금융·자금 관련 요구사항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의 관건은 결국 태왕이앤씨 한 회사의 회생 여부를 넘어 충격이 지역 중소 건설업체와 협력업체로 번지는 것을 얼마나 빨리 차단하느냐에 달렸다.
현재까지 대구지역 주요 공사현장에서 뚜렷한 차질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법정관리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채권·채무 관계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의 실제 피해 규모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가뜩이나 지역 건설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 건설사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한 여파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금융기관 및 건설업계와 밀착 관리를 통해 지역 건설업계에 자금경색 등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