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최대 시장 美 뚫은 한화⋯K방산, 세계 최대 美 무기시장 본격 공략

방산 최대 시장 美 뚫은 한화⋯K방산, 세계 최대 美 무기시장 본격 공략

한화에어로, K9MH로 국내 무기체계 최초 미 육군 진입
美 방산 자회사에 4150억원 투입·오스탈USA 인수 추진
LIG D&A는 비궁으로·KAI 군용기로 美 시장 진출 모색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화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 처음으로 무기체계를 진입시키면서 국내 방산업계 전반의 미국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를 시작으로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각자의 무기체계를 앞세워 미국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는 최근 미 육군의 기동전술포(MTC) 시제품 개발·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한화는 차륜형 K9 자주포인 K9MH 시제품 6문을 우선 공급하고, 향후 12문을 추가 납품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방산기업이 완성된 무기체계로 미국 시장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국 현지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화는 미국 방산 자회사 한화디펜스USA와 전략자산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총 출자 규모는 최대 2억9900만달러(약 4150억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USA에 1억4900만 달러(약 2068억원)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이 지분 비율에 따라 한화퓨처프루프에 1억5000만 달러(약 2082억원)를 나눠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번 출자는 최근 미 육군 사업 수주와 맞물려 미국 사업 확대에 필요한 현지 기반을 미리 다져두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현지화 전략을 뒷받침하려면 운전 자본과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주행시험을 하고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양 방산 부문에서도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는 2024년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미국 사업 거점으로 삼아 전투함 건조 라이선스 확보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미 해군 함정과 핵추진잠수함 모듈을 생산하는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도 타진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군에 탄약·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한 아칸소주 신규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RIMPAC에서 LIG D&A 관계자들이 무인수상정에 탑재된 비궁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IG D&A]

한화가 K9MH로 미국 시장의 문을 열었다면 LIG D&A는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을 앞세워 미군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비궁은 지난 2019년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 대상 무기체계로 선정된 이후 미군 요구에 맞춘 시험평가를 진행해 왔다.

특히 2024년 7월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된 최종 시험에서는 발사된 6발이 모두 표적에 명중하며 평가를 통과했다. LIG D&A는 FCT 종료를 계기로 미 해군과의 수출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기반도 마련했다. LIG D&A는 지난 4월 미국 현지법인 ‘LIG Defense U.S. Inc’를 설립했다.

판보로 국제 에어쇼 2026에 마련된 KAI 부스. [사진=KAI]

KAI도 미국 군용기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KAI는 록히드마틴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계열을 기반으로 한 TF-50N을 앞세워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도입 사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록히드마틴이 미국산 부품 비율 등을 이유로 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무산됐다. KAI는 T-50·FA-50 계열 등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미 육군 사업 수주가 다른 국내 방산기업의 미국 진출에도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동시에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시장 가운데 하나다. 무기 성능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공급 실적, 현지 생산기반까지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과 각종 규제를 고려하면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물론 규제 대응과 정치·외교적 변수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기술이나 가격만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로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공급 실적이 중요하다"며 "자국 산업 보호와 규제도 강한 만큼 현지 파트너십, 규제 대응, 정치적 요인까지 두루 준비해 한다"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