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 “예산의 주인은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24일 던진 이 한마디에는 민선 9기 대구시정의 행정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에 예산을 배분하는 공급자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이 지금 무엇을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지부터 찾아내고, 정책의 결과 역시 ‘사업을 했느냐’가 아닌 ‘시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느냐’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추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라”며 대구시정의 신속한 ‘성과 중심 행정’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행정의 출발점은 시민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고 종착점은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객관적인 성과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중장기 정책 못지않게 시민이 오늘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시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당장 겪고 있는 어려움을 우선 해결하는 행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상경제대책회의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대폭 끌어들이도록 했다.
각 실·국이 산하 유관기관과 각종 단체 등을 통해 그동안 제기된 건의사항은 물론 새롭게 나타나는 정책 수요까지 전부 파악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라는 지시다.
특히 추 시장은 행정기관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이들까지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대구시와 소통할 기회가 부족해 건의를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 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할 것을 강조했다.
단순한 의견 청취에 그쳐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들어온 요구 가운데 재정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예산을 검토하고, 제도나 규제가 걸림돌이라면 규제 완화에 나서며, 필요할 경우 조례까지 고쳐 해결책을 만들라는 것이다.
추 시장은 “재정지원이 필요한 것, 제도개선이나 규제 완화가 필요한 것 등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조례를 개정하는 등 신속하게 제도개선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민원이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행정과는 선을 그었다.
“모든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공익성을 기준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도출하라”며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지 따져보되 행정이 그들의 어려움에 화답해줄 필요가 있는 것은 속도감 있게 하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추 시장이 거듭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숫자로 증명하는 행정’이었다.
사업을 추진했다거나 예산을 집행했다는 것 자체를 성과로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실제 지역경제와 시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추 시장은 간부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서 뭐가 달라지고 있고 뭘 이루었는지 스스로 반문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어 고용률과 실업률, 청년일자리, 창업·투자, 규제개선, 시민 만족도 등을 직접 거론하며 “모든 분야의 객관적 지표가 각자 업무의 성과지표로 모두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할 ‘통계 행정’도 주문했다.
각 실·국이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업무 관련 통계를 전수조사해 대구시 내부 통계자료집을 만들고 이를 정책 분석과 목표 설정의 기본자료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정책을 먼저 만들고 통계를 사후 성과 홍보에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로 현재 상황을 진단한 뒤 목표를 정하고 정책을 추진한 후 다시 지표로 성과를 검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 시장은 이날 2026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개회식이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서는 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자, 관련 부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대회 자체의 성공을 넘어 외국인 방문객을 지역 관광과 소비로 연결할 후속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외국인을 포함한 역외 참가자가 대부분인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와 대구공항 활성화를 연계한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관광업계 등 현장의 의견과 건의를 폭넓게 반영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추 시장은 “을지훈련과 하계 휴가도 마무리된 만큼 이제부터 각자 업무의 집중도를 높여달라”며 “각종 현안들과 시민을 위한 정책을 꼼꼼히 챙기고 노력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행정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