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시장을 위한 불필요한 의전은 줄이고, 간부를 찾아가는 대면보고도 최소화한다. 직원에게 군림하는 '갑질' 대신 존중과 소통을 늘린다.
대구시가 공직사회의 오랜 관행을 하나씩 걷어내는 조직문화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출발점은 추경호 대구시장이다.
대구시는 시장과 간부들이 자신이 실천할 청렴 과제를 직접 정해 약속하는 '청렴서약 실천다짐 릴레이' 영상을 유튜브 '대구TV'를 통해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추 시장을 시작으로 행정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고위공직자들이 차례로 참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청렴서약이 통상적인 '청렴하겠습니다'라는 선언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시가 내놓은 실천 과제에는 불필요한 의전·관행 개선과 대면보고 최소화를 비롯해 직원 존중과 배려, 직원과의 소통 확대, 갑질 예방 등이 포함됐다.
금품이나 향응 등 전통적인 공직비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청렴 캠페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간부 중심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청렴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특히 '불필요한 의전'과 '대면보고'를 개선 대상으로 직접 명시한 점이 주목된다.
공직사회에서 기관장이나 고위 간부 일정에 맞춰 이뤄지는 의전과 대면보고는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관행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대구시가 이번 릴레이를 통해 이를 공개적인 개선 과제로 올린 만큼 앞으로 실제 시청 내부의 보고와 회의, 의전 방식이 얼마나 달라질지가 관심사다.
형식도 바꿨다.
딱딱한 서약서에 서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과 고위공직자가 함께 등장하는 쇼츠(Shorts)를 선택했다.
직원들이 현장에서 실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재연하고 웃음 요소까지 넣어 조직 구성원들이 청렴과 조직문화 개선이라는 메시지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영상 마지막에는 참여자들이 "청렴 대구! 더 나은 내일로"를 함께 외치며 실천 의지를 다진다.
하지만 이번 시도의 성패는 쇼츠의 조회수나 릴레이 참여 인원보다 영상 속 약속이 실제 시청 조직문화의 변화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불필요한 의전을 최소화한다'는 약속 이후 시장 중심의 의전이 실제 줄어드는지, 대면보고 최소화가 직원들의 업무 부담 감소로 연결되는지, 간부들의 갑질 예방과 직원 존중이 일선 부서에서 체감될 수 있는지가 결국 이번 청렴 실험의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시장은 자신부터 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추 시장은 "불필요한 의전은 최소화하고 직원과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청렴시장이 되겠다"며 "형식은 간소화하되 소통과 배려는 더하고, 업무는 더욱 스마트하게 추진해 청렴이 시정 전반의 실천 원칙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렴을 외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관행을 바꾸는 것은 다르다.
대구시가 이번 릴레이를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와 조직문화 변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 추경호 시장이 던진 '관행 깨기'의 첫 시험대가 시작됐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