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반복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병상 확보에 앞서 현장을 떠나는 응급의료진부터 붙잡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응급의료진의 인건비와 시설 개선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불안정한 응급의료기금의 재정 기반까지 동시에 강화하는 방안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은 응급의료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응급의료기금의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단순한 응급의료 인력 '양성'을 넘어 현재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의 '확보와 처우개선'을 국가 지원 영역에 명시적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현행법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응급의료기관 등에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료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인건비나 응급의료환경 개선에 필요한 시설비 등 구체적인 지원 항목은 명시돼 있지 않다.
결국 응급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할 법적 장치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업무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로 의료진이 응급의료 현장을 떠날 경우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은 다시 증가한다. 이는 응급실 운영 차질과 환자 수용 능력 저하로 이어져 '응급실 뺑뺑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최 의원이 이번 개정안에서 '사람'과 함께 손을 댄 또 다른 축은 '돈'이다.
응급의료체계를 뒷받침하는 응급의료기금의 주요 재원 가운데 하나인 교통 과태료·범칙금 관련 정부출연금은 현행 예상수입액의 20%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재원조성 근거마저 2027년 말까지만 유효한 한시조항이라는 점이다.
향후 자율주행차 보급 확대와 교통환경 변화 등에 따라 과태료·범칙금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안정적인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 재원 확보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개정안은 정부출연금 계상 비율을 예상수입액의 20%에서 30%로 높이도록 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 대상에 응급의료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인건비와 응급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비를 명시했다.
응급의료기금의 사용 목적 역시 기존 응급의료종사자 '양성'에서 '확보 및 처우개선'까지 확대한다.
특히 2027년 말로 설정된 과태료 관련 재원조성 한시조항을 삭제해 응급의료기금의 지속적인 재원 확보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다.
최 의원은 "밤낮없이 헌신하는 응급 의료진에게 사명감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위기의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고 기금의 재정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기본 책무인 만큼 법안 통과와 함께 정부도 향후 출연금 확대 등 다각적인 중장기 재정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