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가 1200곳에 육박하지만 정작 시민이 필요할 때 이용하기 어려운 ‘숫자 중심 폭염대책’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대구시의회에서 나왔다.
특히 전체 쉼터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이 경로당 등 회원 중심 시설이고, 80% 이상은 오후 6시 전후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나 ‘쉼터의 숫자’가 아닌 ‘실제 이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폭염대책을 다시 짜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대구시의회 임효신 의원(비례대표)은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시 무더위쉼터의 운영 실태와 시민 접근성을 집중 점검하고 이동형 무더위쉼터 버스 역시 폭염 취약계층의 실제 수요를 중심으로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대구시가 지정·운영 중인 무더위쉼터는 모두 1196개소다.
하지만 이 가운데 경로당 등 회원 중심 시설이 746개소로 전체의 62.4%를 차지한다.
운영시간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 쉼터의 80.3%인 961개소가 오후 6시 이전 또는 오후 6시 무렵 운영을 종료하고 있으며, 24시간 문을 여는 시설은 불과 5개소에 그치고 있다.
폭염이 가장 심한 여름철에는 해가 진 이후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열대야까지 반복되지만, 상당수 무더위쉼터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간보다 먼저 문을 닫는 셈이다.
임 의원은 “쉼터가 많이 지정돼 있더라도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들어가기 어렵거나 필요한 시간에 문이 닫혀 있다면 실질적인 폭염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로당 중심의 기존 지정 구조에서 벗어나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민간시설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에게는 ‘문이 열려 있는 쉼터’조차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임 의원은 최근 일부 무더위쉼터에 계단이나 높은 문턱, 좁은 출입구 등이 있어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단순 시설 지정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입구 폭과 계단·문턱, 경사로, 승강기 설치 여부 등을 정기점검 항목에 포함해 장애인과 고령자, 거동 불편자의 실질적인 접근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간 폭염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 의원은 폭염특보와 열대야주의보 발효 시 읍·면·동별 최소 1개소 이상을 야간까지 운영하도록 한 행정안전부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대구시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배달기사와 대리운전기사, 야간 경비·청소노동자 등 밤에도 거리와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시민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야간 거점형 쉼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형 무더위쉼터 버스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재점검을 요구했다.
지난해 20대였던 이동형 무더위쉼터 버스가 올해 10대로 절반으로 줄어든 만큼, 차량 감소가 운영 지역 축소와 시민 이용 기회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 의원은 “이동형 쉼터는 단순히 차량을 운행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유동인구, 고령인구, 야외근로자 밀집도, 폭염 취약도 등을 토대로 실제 필요한 곳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쪽방촌과 건설현장, 산업단지 등 폭염 취약지역을 우선 배치 대상으로 검토하고 차량별·장소별·시간대별 이용 실적까지 분석해 다음 운영계획에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운영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지역별 형평성 문제도 짚었다. 현재 남구와 달성군 등 일부 구·군에는 이동형 무더위쉼터가 운영되지 않는 만큼 구·군별 수요조사와 시민 제안을 토대로 특정 지역에 서비스가 편중되지 않도록 배치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효신 의원은 “무더위쉼터 정책은 몇 개소를 지정했는지가 아니라 시민이 필요할 때 실제로 찾아가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대구시는 형식적인 지정과 점검에서 벗어나 운영시간, 장애인 접근성, 이용수요 등을 중심으로 무더위쉼터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