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최일선 전담인력 3%뿐…소병훈 의원, “겸직 구조로는 한계”

통합돌봄 최일선 전담인력 3%뿐…소병훈 의원, “겸직 구조로는 한계”

전국 통합돌봄 담당 공무원 6215명 중 82.4% 다른 업무 병행
읍·면·동은 4840명 중 전담 151명…본청 중심 인력배치 지적
초고령사회 핵심 정책 안착하려면 현장 전문인력 확충 필요성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전면 시행된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체계가 출발 단계부터 현장 인력 부족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주민을 직접 만나 대상자를 발굴하고 사례관리를 담당해야 할 읍·면·동 인력 대부분이 기존 업무와 통합돌봄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통합돌봄 관련 지자체별 인력배치 현황’을 공개하고 일선 행정 현장의 전담 인력 확충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료는 지난 7월 31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의 통합돌봄 담당 인력 현황을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총 6215명이다. 이 가운데 통합돌봄 업무만 맡는 전담 인력은 1093명으로 전체의 17.6%에 그쳤다.

나머지 5122명(82.4%)은 다른 행정·복지 업무를 수행하면서 통합돌봄 업무까지 함께 담당하는 겸직 인력으로 집계됐다. 제도 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정책 집행을 담당할 전문 인력 기반이 충분한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주민 접점 읍·면·동 가보니…전담인력 비율 3.1%

인력 문제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전국 읍·면·동에 배치된 통합돌봄 담당 인력은 4840명으로 전체 담당 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이 가운데 전담 인력은 151명에 불과했다. 비율로는 3.1%다.

반대로 4689명, 96.9%는 기존 업무와 통합돌봄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합돌봄은 행정기관 내부에서 신청서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완결되는 사업이 아니다. 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찾아내고 대상자의 건강과 주거·생활 여건을 확인한 뒤 의료·요양·복지서비스를 하나의 지원계획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가운데 행정기관에 직접 지원을 신청하기 어려운 주민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려면 방문 상담과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중요하다. 현장 담당자의 업무 여건이 정책의 실효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행 통합지원 체계는 대상자 신청·발굴에서 시작해 조사와 종합판정,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재택의료·방문간호·요양·일상생활 및 가족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 연계, 사후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다.

단순 복지급여 지급을 넘어 보건의료와 요양, 복지 영역을 동시에 조정해야 하는 만큼 담당자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 전담인력은 본청에 집중…현장과 배치 불균형

전체 전담 인력의 배치 구조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국 통합돌봄 전담 인력 1093명 가운데 824명은 시·군·구 본청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민을 직접 접촉하는 읍·면·동의 전담 인력은 151명에 그쳤다.

본청은 지역 통합지원 정책을 총괄하고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 다만 실제 대상자를 발굴하고 방문 상담과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읍·면·동의 전담 비율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정책 설계와 현장 집행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기존 복지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통합돌봄 업무까지 병행할 경우 대상자 발굴과 상담, 서비스 조정, 사후관리 등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합돌봄 정책의 성패가 서비스 종류를 늘리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에 흩어진 서비스를 한 사람의 필요에 맞게 연결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인력의 양뿐 아니라 배치 방식과 전문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 초고령사회 핵심 정책…“제도보다 전달체계가 관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은 노쇠와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이 병원이나 시설에 장기간 머무르는 대신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의료와 요양·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24년 3월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전면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한층 커졌다.

향후 고령인구와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지방정부의 전달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소병훈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겸직 중심의 인력 구조로는 통합돌봄 정책의 취지를 충분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돌봄은 단순한 현금성 복지 지급이 아니라 대상자의 복합적인 욕구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보건의료·요양·일상생활·돌봄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고유 업무로도 과부하가 걸린 읍·면·동 공무원들에게 복잡한 통합돌봄 업무를 겸직으로 맡기는 구조에서는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이라는 법과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소 의원은 특히 주민 접점의 전담 인력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읍·면·동에 전담 인력이 상주하며 밀착 사례관리를 하지 못하면 형식적인 서류 행정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 현장 중심의 정규 전담 인력을 체계적으로 확충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돌봄은 제도 시행 자체보다 실제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제때 연결되는지가 정책 성과를 좌우한다. 전국적인 전달체계가 본격 가동된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향후 전담 인력 규모와 읍·면·동 배치 비율, 담당자의 전문성 및 업무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제도 안착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