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외국인 응급실 발길 늘었다…장염부터 뇌출혈까지

부산 찾은 외국인 응급실 발길 늘었다…장염부터 뇌출혈까지

온병원, 지난해부터 외국인 환자 157명 진료
중국·일본인 많아…외상·뇌혈관 질환 등 중증도 잇따라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선원들이 여행 중 발생한 질환이나 사고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 복통부터 뇌출혈과 중증 외상까지 증상이 다양해 외국인 환자를 위한 신속한 진료와 다국어 대응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 온병원 응급센터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국인 및 해외여행객 환자 내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응급실을 이용한 외국인은 모두 15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92명이 응급실을 찾았고 올해는 7개월 만에 65명이 내원했다. 월평균으로는 8~9명 수준이다.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온병원]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인이 29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미국 13명, 호주 9명, 싱가포르 7명, 베트남 4명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도 프랑스와 캐나다,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 20개국이 넘는 국가의 환자가 응급센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진료 원인은 장 감염 질환과 복통으로, 전체 환자 중 66명이 해당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여행 중 음식물 섭취나 환경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상 환자는 20명이었으며 두드러기·알레르기 14명, 흉통·호흡곤란·고혈압 8명, 두통·발열 8명, 비뇨생식기 장애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호흡기 질환 및 폐렴과 어지럼증은 각각 7명, 뇌혈관 질환은 6명이었다.

대부분은 응급 처치 후 귀가했지만 중증 환자도 적지 않았다. 140명은 증상이 호전돼 퇴실했으며 11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수술이 필요했던 환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응급센터에서는 여행 중 발생한 중증 외국인 환자들의 치료 사례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에는 선박 작업을 하던 40대 러시아인 선원이 전기톱에 발등을 다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응급처치와 함께 정형외과 협진을 진행했고, 검사에서 발가락을 펴는 힘줄 일부가 파열된 사실을 확인했다. 환자는 봉합술과 이물 제거, 세척술 등을 받은 뒤 회복해 퇴원했다.

80대 일본인 여성은 부산 여행 중 계단에서 넘어져 대퇴골 경부가 골절됐다. 응급실에서 골절을 확인한 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으며 약 35일간 입원과 재활치료를 거쳐 건강을 회복한 뒤 일본으로 돌아갔다.

뇌혈관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4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식사하던 60대 일본인 여성이 갑작스러운 안면마비 증상을 보여 이송됐고, 검사 결과 뇌내출혈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즉시 중환자실에서 혈압을 조절하고 산소 공급과 상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후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면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졌고 약물치료를 이어간 끝에 별다른 후유증 없이 퇴원했다.

의료계에서는 외국인 환자의 경우 의사소통과 과거 병력 확인, 보험 및 행정절차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응급 상황에서 초기 대응 속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온병원은 응급센터를 중심으로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내과 등 진료과 간 협진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환자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통역도 활용하고 있다.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은 “외국인 환자는 통역과 보험 처리 등 일반 환자와 다른 절차가 뒤따르지만 응급센터의 신속한 초진과 진료과 간 협진이 중증 환자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부산을 찾는 해외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 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종합병원협회도 해외여행 중 응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위생 관리와 지병 관리, 여행지에서의 안전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진료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평소 복용 약과 지병 관련 정보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