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내 집이 49억원인데 저 집이 52억원이면 3억원 더 주고 바꾸면 안 되느냐는 식이에요. 예전에는 집을 팔아달라는 문의였다면 요즘은 아예 바꿀 상대가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19일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강남권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 사이에서 맞교환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집을 서로 바꾸는 '교환거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맞교환을 하더라도 기존 집을 넘길 때 양도세를 내고 새 집을 받을 때 취득세도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수억원의 세금을 먼저 내면서 집을 바꾸려는 배경에는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있다.
현재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고 금액 한도가 없다. 정부안은 2028년 공제한도를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낮추고 2029년에는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도 없앤다.
과거 낮은 가격에 집을 산 뒤 수십억원의 양도차익이 쌓인 장기보유자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안분도 세무사·공인중개사는 "교환거래 자체에 별도의 세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양도차익이 클 때 현재 받을 수 있는 공제 혜택을 적용해 한 번 세금을 정산하고, 새 집의 취득가액을 높여 이후 발생하는 양도차익을 줄이는 게 기본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안 세무사는 2013년 12억원에 산 반포자이 전용 84㎡를 현재 49억원, 2011년 15억2000만원에 산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면적을 52억원으로 놓고 맞교환을 가정했다.
두 단지는 실제 교환 사례가 아니라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을 비교하기 위해 선택한 사례다. 반포자이 집주인이 자신의 집에 현금 3억원을 얹어 래미안퍼스티지를 받는 방식이다.
2027년 말 교환하면 반포자이 보유자는 양도세 약 4억6700만원과 취득세 약 1억7200만원, 래미안퍼스티지 보유자는 양도세 약 2억1400만원과 취득세 약 1억6200만원을 내는 것으로 계산됐다.
당장 세금이 줄어드는 거래는 아닌 셈이다. 대신 반포자이 보유자는 12억원에 산 집을 49억원에 넘기면서 지금까지 쌓인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한 번 정산한다.
이후 52억원짜리 집을 새로 취득하면 다음 매도 때는 과거 12억원이 아니라 새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게 된다. 기존 집을 일반 매매로 판 뒤 비슷한 가격의 집을 다시 사더라도 기본 원리는 같다.
그런데도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맞교환을 검토하는 이유는 매도와 매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서다.
안 세무사는 "10억원대 주택이라면 기존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일반 매매가 훨씬 간단할 수 있다"며 "반면 20억~30억원을 넘어가는 주택은 매수대금 전체를 한쪽에서 다시 마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교환은 양쪽이 서로 매매대금을 주고받는 과정을 줄이고 비슷한 가격의 부동산으로 대금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며 "가격이 큰 주택일수록 자금조달 측면에서 의미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안 세무사는 최근 맞교환과 관련해 3명가량의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강남권에서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를 맞바꾸거나 압구정과 반포의 비슷한 가격대 아파트를 교환하는 사례도 전해진다.

다만 실제 계약 문턱은 일반 매매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같은 전용 84㎡라도 동과 층, 향,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 감정평가 등을 거쳐 두 집의 적정 가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조건이 더 까다롭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구역 내 주택을 유상으로 취득하려면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 목적으로 허가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취득일부터 2년간 허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하며 통상 허가 후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한다.
두 집주인이 동시에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매매보다 거래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따른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제3자와 아파트를 맞교환하는 것은 상대방을 찾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문의에 비해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