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무심코 받아든 커피 한 잔의 컵홀더가 누군가의 어려움을 발견하는 작은 ‘신호등’이 된다.
대구 남구청이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카페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는 생활 속 안전망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남구청(구청장 조재구) 여름철 폭염에 취약한 위기 이웃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관내 카페 10곳과 함께 ‘음료 한 잔의 여유,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거창한 홍보물이 아니라 주민 손에 자연스럽게 쥐어지는 ‘커피 컵 종이홀더’다.
남구는 복지위기가구 발굴 안내 문구를 담은 컵홀더를 제작해 참여 카페에 배부했다.
컵홀더에는 ‘남다른 관심으로 구석구석,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알려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혹서기 위기 이웃 신고 방법과 위기 이웃 신고포상금제도 등을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담았다.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는 몇 분 동안이라도 주민들이 홀로 폭염을 견디는 어르신이나 생활고에 놓인 이웃, 도움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손을 내밀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을 한 번쯤 떠올려보자는 취지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의 출발점을 행정기관이 아닌 주민들의 ‘관심’에 둔 셈이다.
특히 남구의 이번 시도는 주민 생활권 속으로 복지안전망을 촘촘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구는 지난 7월 중순 편의점 4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는 주민들이 자주 찾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생활하는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 위기 신호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사업에 참여한 카페 10곳도 뜻을 함께했다. 주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더 살펴보는 계기를 만들자는 데 힘을 보탰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홀몸 어르신이나 주거 취약계층,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는 일상을 위협하는 또 다른 위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행정의 지원 못지않게 가까운 이웃이 보내는 작은 관심과 신고가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게 남구의 설명이다.
결국 이번 사업의 핵심은 ‘커피’가 아니라 ‘사람’이다.
한 잔의 음료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옆집의 안부를 떠올리고, 그 작은 관심이 행정의 복지 지원으로 연결되는 주민 참여형 안전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카페는 남녀노소 많은 주민이 모이고 담소를 나누는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공간”이라며 “주민들께서 음료 한 잔을 나누는 작은 여유 속에서 여름철 혹서기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복지 인적안전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