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덕영 양주시장과 이지연 양주시의원의 발언·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둘러싸고 제기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각하) 결정을 내리자 고발인 측이 수사 판단의 적정성을 다시 살펴달라며 경기북부경찰청에 수사심의를 요청했다.
고발인 김민호 변호사(전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는 18일 양주경찰서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취지의 수사심의신청서를 경기북부경찰청에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선거 과정에서 사용된 ‘전국에서 유일한’이라는 표현을 어느 범위에서 사실로 판단할 것인지, 또 해당 표현을 사용한 당사자들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사건은 지난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지연 시의원이 SNS에 강수현 전 양주시장을 언급하며 “전국에서 유일한 공직선거법 3연속 유죄”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고 정덕영 당시 양주시장 후보도 방송토론회 등에서 “전국에서 유일한 공직선거법 3번 유죄판결”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고발인 측은 강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판결 자체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사례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는 표현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고발 과정에서는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은 다른 사례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자료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한 양주경찰서는 최근 해당 고발 건을 불송치(각하) 결정했다.
고발인 측이 확인한 불송치 결정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강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 전력과 ‘민선 8기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법 위반 현황’ 등의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공표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고 피고발인들이 이를 허위라고 인식하면서 공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혐의없음 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해 추가 수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각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발인 측은 경찰의 결론 자체보다 ‘전국에서 유일한’이라는 표현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비교 대상과 범위가 적절하게 설정됐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실제 사용된 표현에는 ‘민선 8기’ 또는 ‘기초단체장 중’이라는 제한 조건이 없었다”며 “민선 8기 기초단체장 관련 자료를 근거로 주요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단한 과정이 적절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발 과정에서 제출한 다른 사례를 포함해 ‘전국 유일’이라는 표현의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수사심의 절차를 통해 불송치 결정의 적정성을 판단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발인 측은 과거 양주지역에서 ‘유일’이라는 표현이 공직선거법상 쟁점이 됐던 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경기북부시민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현삼식 전 양주시장이 선거공보물에 박물관·미술관·천문대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초지자체’라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한 사건에서 허위사실공표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된 바 있다.
다만 과거 사건과 이번 사건은 공표 내용과 비교 대상, 발언의 맥락, 증거관계 등이 서로 다를 수 있어 과거 판결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해 위법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여부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행위자의 인식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향후 관련 절차에서 검토가 이뤄질 경우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전국에서 유일한’이라는 표현의 객관적 의미와 비교 범위, 실제로 비교 가능한 다른 사례가 존재하는지 여부, 그리고 설령 일부 표현이 객관적 사실과 차이가 있더라도 공표자에게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다.
특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여부는 표현 일부의 진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발언 취지와 맥락, 객관적인 자료, 공표자의 인식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따라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만으로 논란이 된 ‘전국에서 유일한’이라는 표현의 객관적 진위까지 확정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고발인이 수사심의를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 수사가 부실하거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결국 이번 수사심의 요청의 핵심은 경찰이 ‘전국 유일’이라는 표현을 어떤 의미와 범위로 해석했는지 민선 8기 기초단체장 관련 자료를 어떤 근거로 판단에 활용했는지 고발인이 제출한 비교 사례를 어느 정도 검토했는지에 있다.
선거 사건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결과뿐 아니라 판단 근거와 과정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다. 경기북부경찰청의 관련 절차를 통해 양주경찰서의 불송치 결정과 핵심 표현에 대한 사실·법률적 판단이 다시 검토될지 주목된다.
/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