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이제 AI 영상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단계가 아닙니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그 이야기가 새로운 작품과 제품, 산업으로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를 단순한 영상 상영 행사를 넘어 세계 창작자와 기업, 투자자, 세대를 연결하는 글로벌 AI 콘텐츠 산업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경북도는 18일 도청 다목적홀에서 영상제 언론브리핑을 열고 오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구미·포항·경산에서 열리는 제3회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의 주요 프로그램과 향후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영상제의 출발부터 최근 폭발적인 성장, 향후 산업화 구상까지 직접 설명했다.
올해 영상제에는 전 세계 97개국에서 3403편이 접수됐다. 전년 1075편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해외 출품작은 지난해 72편에서 올해 1587편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출범 3년 만에 국내 행사를 넘어 국제 AI 콘텐츠 축제로 외연을 넓혔다는 것이 경북도의 평가다.

◆“처음엔 메타버스가 뭔지도 전문가마다 달랐다”
이 지사는 영상제가 시작된 배경부터 돌아봤다.
그는 “메타버스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당시 전문가와 교수, 기업인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면 설명이 모두 달랐다”며 “정답이 없다면 경북이 먼저 길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경북도는 2022년 ‘메타버스 수도’ 비전을 선포한 뒤 관련 산업 육성과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고, 2024년 첫 영화제를 출범시켰다.
이 지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저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올해 97개국에서 작품이 들어왔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관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참가 작품 숫자를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좋은 콘텐츠를 국민과 세계에 알리고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로 만들었는지 실사인지 구분 힘들어…이제 승부는 ‘스토리’”
이 지사가 특히 강조한 대목은 ‘기술보다 이야기’였다.
AI 영상 제작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하면서 기술 자체만으로 작품을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지금은 AI로 만든 영상인지 실제 촬영한 영상인지 거의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앞으로는 누가 기술을 더 잘 다루느냐보다 왜 AI를 사용했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짧은 영상이 가진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3분, 5분 안에도 모든 것을 압축해 사람에게 큰 울림과 생각을 줄 수 있다”며 산업재해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사례로 들었다.
이어 “한 작품에서 받은 영감이 또 다른 작품을 만들 수도 있고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며 “영상제가 그런 새로운 생각과 산업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는 AI·가상융합, 포항은 영화, 경산은 게임
올해 영상제는 개최도시별 산업 특성을 살린 분산형 행사로 열린다.
구미에서는 AI·가상융합산업을 중심으로 ‘AI 영상 공모전’ 본선과 시상식이 진행된다. 본선 진출작은 39편으로 총상금 1억원, 대상 상금은 2000만원이다.
포항에서는 AI와 시각효과(VFX)를 결합한 영화·광고 등을 대상으로 ‘AI 아트테크 어워즈’를 연다. 우수팀에는 문경 버추얼스튜디오 활용 기회도 제공된다.
경산에서는 게임 분야를 중심으로 ‘미니게임 콘테스트’를 개최해 지역 게임기업과 개발자의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영화와 AI 업계를 대표하는 국내외 전문가들도 대거 경북을 찾는다.
영화 ‘아바타 2’ 시각효과 기술에 참여한 최병국 KAIST 박사, ‘오징어 게임’ 비주얼 제작을 이끈 웨스트월드 손승현 대표, 베이징게임산업협회 류춘강 회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AI 영상·게임·콘텐츠 산업의 흐름과 미래를 제시한다.
◆1500억원 펀드부터 세가·바이트댄스까지…“축제를 비즈니스로”
경북도가 올해 특히 힘을 싣는 것은 ‘산업화’다.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고 시상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창작자와 기업을 투자·수출로 연결한다.
영상제 기간 1500억원 규모 K-컬처 콘텐츠 펀드 투자 상담을 진행하고 중국 바이트댄스, 일본 세가 등을 포함한 해외 바이어 20개사와 경북 기업을 연결하는 수출상담회도 운영한다.
AI 첨단기업 전시관에는 34개 기업이 참여한다.
공모전 수상작과 세계적인 컴퓨터그래픽 콘퍼런스 시그래프(SIGGRAPH) 애니메이션 수상작 등을 소개하는 상영 프로그램도 23회 마련된다.
이 지사는 “영상제가 홍보 행사로 끝나면 안 된다”며 “좋은 작품이 투자로 연결되고, 좋은 아이디어가 상품과 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푸드도 영상과 만나야…콘텐츠가 산업을 끌고 간다”
이 지사는 영상제를 K-푸드 등 경북의 다른 산업과 연결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경북은 식품 한류 산업을 키우고 있다”며 “영상제를 통해 식품도 알리고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과 음악, 음식, 관광, 게임 등 서로 다른 산업을 AI 콘텐츠를 매개로 연결하면 새로운 K-컬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지사는 “세계가 함께 호흡하고 세대가 함께 즐기는 영상제가 돼야 한다”며 “지역별로, 세대별로, 국가별로 함께 가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전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확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97개국 출품은 시작…세계 최대 AI 영상제로”
조직위원회도 본격 가동됐다.
김세연 세이버파트너스 대표가 조직위원장을,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학회 회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브랜드 전문가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이사는 고문, 배우 원기준은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았다.
양경미 집행위원장은 “3403편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AI 영상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새로운 창작 언어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철우 지사는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는 출범 3년 만에 97개국에서 3403편이 출품되는 독보적인 AI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AI 영상제로 확대하고 K-식품을 비롯한 경북의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영상제를 기반으로 AI·가상융합산업 생태계를 대한민국 최고 수준으로 조성해 경북이 글로벌 AI 콘텐츠산업을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지사가 그리고 있는 영상제의 최종 목적지는 ‘축제의 성공’만이 아니다. 이야기가 창작으로, 창작이 투자로, 투자가 제품과 수출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는게 도 관계자의 이날 전언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