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 채취 끝난 농지에 나무뿌리 섞인 토사 매립…원상복구 적정성 논란

골재 채취 끝난 농지에 나무뿌리 섞인 토사 매립…원상복구 적정성 논란

포항 용한리 농지 현장 곳곳 뿌리·식물 잔재 뒤섞인 토사 확인
하천공사 현장서 반입…“다시 농사 지을 수 있나” 복구 기준 따져봐야

[아이뉴스24 정훈 기자] 포항시 북구 용한리의 한 농지. 골재 채취가 끝난 이곳에 최근 대규모 토사가 반입·매립되면서 농지 원상복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현장을 직접 확인해 보니 넓은 부지 곳곳에는 나무뿌리와 풀뿌리 등 식물 잔재가 뒤섞인 흙더미가 눈에 띄었다. 농지로 다시 사용하기 위한 원상복구 토사로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포항시 북구 용한리의 한 농지에 수많은 종류들의 매립재가 섞여있다. [사진=정 훈 기자]

해당 부지는 포항시 북구 용한리 825번지 일원으로, A업체가 농지를 이용해 골재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사업을 마치고 농지 원상복구를 완료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복구 작업은 상당 기간 지연됐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대형 덤프트럭들이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와 대규모 토사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한동안 수많은 대형 차량이 현장을 오가면서 주변 도로에는 흙과 먼지가 날렸고 차량 통행에 따른 불편도 이어졌다.

현재는 대규모 토사 반입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오가던 화물차량도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토사 반입이 끝난 뒤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바로 농지를 메운 토사의 상태다.

포항시 북구 용한리 일원에 굴삭기가 나무뿌리와 풀뿌리 등이 뒤섞인 토사를 매립하고 있다. [사진=정 훈 기자]

취재진이 현장을 여러 차례 확인한 결과 매립된 토사 곳곳에서 나무뿌리와 풀뿌리 등이 뒤엉켜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일부 구간에서는 흙과 함께 상당량의 식물성 잔재물이 그대로 섞여 있었다.

취재 결과 이곳에 반입된 토사는 인근 하천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인 성토나 매립과 달리 이곳은 향후 다시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지'라는 점에서 원상복구의 적정성을 보다 엄격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부서에 확인한 결과 일반적인 토사 매립과 농지 원상복구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도 나왔다. 특히 농지의 경우 향후 경작이 가능한 상태로 복구돼야 하는 만큼 반입 토사의 성상과 적합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골재 채취를 위해 농지를 사용했다면 사업이 끝난 뒤 단순히 파낸 공간을 흙으로 채우는 데서 복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지로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원상복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것처럼 나무뿌리와 풀뿌리 등이 다량 섞인 토사가 그대로 사용됐다면 해당 토지가 향후 정상적인 경작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시 북구 용한리의 한 농지에 수많은 종류들의 매립재가 섞여있다. [사진=정 훈 기자]

특히 해당 업체가 인근 농지를 추가로 임차해 비슷한 방식의 골재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계기관의 철저한 현장 확인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매립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원상복구가 적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어디에서 발생한 토사가 얼마나 반입됐는지, 반입된 토사가 농지 복구용으로 적합한지, 나무뿌리 등 이물질이 섞인 토사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됐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복구가 완료된 뒤 실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토양 상태인지 여부가 원상복구 판단의 핵심이 돼야 한다.

농지를 파헤쳐 골재를 채취했다면 사업의 마지막은 단순한 '되메우기'가 아니라 농지의 기능을 되돌려 놓는 것이어야 한다.

관계기관이 현장 확인과 반입 토사에 대한 검증을 거쳐 원상복구의 적정성을 면밀히 판단해야 할 이유다.

/대구=정훈 기자(tren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