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號' 출범...'강대 강' 대치 與野, '협치 돌파구' 열릴까

'김민석號' 출범...'강대 강' 대치 與野, '협치 돌파구' 열릴까

김 신임 대표, '선명성 보다 당청일체' 강조
8월 국회·검찰청 폐지 법안 등 곳곳 '뇌관'
'골프회동'서 거론된 '4년 중임제'...변수 주목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김민석 후보가 선출되면서 얼어붙은 여야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국회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후속 입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정면충돌이 예고돼 있어 당장 냉각된 정국이 풀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전당대회 기간 선명성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당청 관계'와 국정 뒷받침에 무게를 둔 김 대표가 당선되면서 개헌과 민생 의제를 매개로 여야 관계에 변화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 대표는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54.08%를 득표해 정청래 후보(45.92%)를 8.16%포인트 차로 누르고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최고위원에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의원이 득표순으로 당선됐다.

임기 내내 여야 협치보다는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에 무게를 뒀던 '정청래 지도부' 2기는 출범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김민석 체제'에서 곧바로 여야 관계가 풀릴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살얼음판 정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첫 충돌 지점은 이번 주 본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처리 기한 단축'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과 민생 법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주 여야 합의 불발로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달 말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국민의힘이 진행하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자동 종료돼 본회의 표결 절차만 남아 있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 상정과 동시에 여야 대치가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 체제 출범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라는 점에서 여당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 배경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 문제가 꼽히고 있어 민주당이 공급 확대 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줄이기 위한 도시정비법, 공공택지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공공주택법, 사용하지 않는 학교 용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등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회 운영 전략에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는 이번 주 예정된 의사 일정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에게 '전원 참석'을 요청했다. 민주당이 어떤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이 다시 필리버스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 큰 충돌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검찰청 완전 폐지'를 앞두고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당대회 전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공포된 만큼 민주당은 9월까지 '7대 범죄 전건송치' 등을 포함한 후속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도 국무총리 재임 시절부터 당대표 경선 과정까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해 왔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당내 강경파와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손질해야 할 법률이 190여 건에 달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단계부터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 폐지 이전까지 관련 입법을 끝내려는 민주당과 검찰 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야 관계가 달라질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갖는 등 여야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 대표 체제가 어느 정도 안착한 뒤 특정 의제를 중심으로 협상 공간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2026.8.13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 대통령과 야당 의원들의 골프 회동에서 4년 중임제 개헌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개헌이 여야 대화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정일체'를 강조해 온 김 대표가 이 대통령의 의중을 바탕으로 여야 간 개헌 논의를 위한 테이블 마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민생·경제 정책도 변수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과 증시 등 민생 현안에서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국민의힘이 이에 호응할 경우 여야 관계가 부분적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김 대표도 대야 강경 기조보다는 협상과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둘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정 전 대표보다는 김 대표가 청와대 눈치를 더 많이 보지 않겠느냐"며 "여야 관계에서도 청와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가 어떤 대야 노선을 택하느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당내 입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대표가 정 전 대표와 달리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과 협치 행보에 나설 경우, 당심 결집과 강경 대여 투쟁에 무게를 둬 온 장 대표와 대비되면서 장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7~8월 장 대표가 '올공 시위' 등 장외투쟁에 주력하는 동안 일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야권 내부에선 장 대표의 원내 장악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 흐름이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장동혁 사퇴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