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합숙맞선2’ 정윤-인권 커플 탄생은 인권과 엄마의 합작품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합숙맞선2’ 정윤-인권 커플 탄생은 인권과 엄마의 합작품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지난 13일 8화로 종영한 SBS ‘자식방생프로젝트-합숙 맞선2’의 키 플레이어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스피치 아카데미 강사인 최정윤이었다. 그는 3명의 남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인기녀였다. 첫 번째 남자는 목소리가 좋은 3년차 변호사 권예찬, 두 번째는 9년차 SBS 아나운서 이인권, 세 번째는 프로골퍼 문성모였다.

정윤이 인기녀가 된 것은 남자들 대다수가 좋아할만한 여성상이기는 하지만, 초반 고추장과 된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준다는 정윤 엄마의 ‘기초반찬 플러팅’이 크게 작용했다.

예찬은 정윤을 차지하기에는 가장 유리했다. 하지만 2회의 남자 어머니의 선택에서 예찬 어머니는 아들을 정윤에게 데려다줬다가 잘못 간 걸 알고 한의사 양하윤 옆으로 보냈다.

예찬에게는 나이가 어리며 귀여운 S전자 직원 안도윤도 적극 공세를 폈다. 도윤은 예찬에게 “우리 조합 괜찮아”라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플러팅하며 MZ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합숙 맞선2 [사진=SBS]

하지만 ‘수첩왕자’로 불리며 세세하게 조사하던 예찬은 도윤과 정윤 둘 다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최종선택을 포기해버렸다. ‘합숙맞선2’를 통해 가장 뜬금 없고 허탈해진 순간이었다. 예찬은 최종선택 직전까지 도윤보다 정윤을 조금 더 좋아하는 듯했지만 마음을 완전히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예찬 때문에 항상 2선에서 고민하던 이인권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윤이 1순위가 없어졌다며 바로 2순위에게 간다는 법은 없다.

여기에 인권 엄마의 역할은 상견례때 부모 멘트의 모범사례로 길이 남을만하다. 최종회 어머니들이 선택한 최후의 면담에서 인권의 모친은 정윤을 선택해 미팅을 가졌다. 정윤이 “제가 평가를 하고 선택하는 구도가 되니까 힘들다. 남자분에게도 미안하고 그 어머니분들한테도 미안해서. 밥 먹는데 못 쳐다보겠어서...”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정윤이 예쁘게 보이고 싶고 착한 여자도 되고 싶으니까 그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자 인권 엄마는 “괜찮아. 편안하지는 않겠지만 내일까지 마음가는대로 해. 아니면 아닌 거고 인연이란 게 그럴 수 있어. 여기 있는 엄마들이 다 이해할거야. 다 똑같은 입장이니까. 그리고 인권 엄마로서 한마디 하면 인권이가 정윤에게 대하는 것은 모두 진심이야”라고 말해 따뜻함을 보이며 정윤을 위로해줬다. 이렇게 쿨하면서 공감도가 높은 말을 하는 엄마는 처음 봤다. 필요한 말만 적재적소에 꽂아넣는 인권 엄마다. 앞으로 인권은 데이트 나갈 때 엄마의 코치를 좀 받으면 관계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람인 이상 이 말을 들은 정윤에게는 인권의 호감도가 높아진 것은 어쩔 수 없다. 정윤이 방송가 사람들에게 상처 받은 적이 있어 아나운서인 인권 오빠에게 다가가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다는 점도 어머니가 정확하게 전달해, 인권이 6대4로 구애를 접는 쪽이 컸지만 그 후에는 좀 더 정윤을 이해해보자는 쪽으로 바라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정윤 엄마는 기독교인인 예찬을 만나 종교가 다르면 어떻게 하냐를 묻고 “강요 안하죠”라는 답을 듣자 “그럼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정윤은 자신에게 대시한 3명의 남자중 성모와 함께 있을 때 얼굴이 가장 활짝 핀다. 하지만 정윤 엄마가 성모를 만날 의향이 없었다.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프리랜서라서?

정윤은 남자 선택시 엄마의 마음도 조금은 반영시키면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켜 나가는 듯했다. 착한 딸도 포기하지 않았다. 정윤은 “인권 오빠가 한 발 정도 앞서 있었던 것 같다. 한 박자 빠르게 저에게 와서 챙겨줬고, 나가서 많은 대화를 해보고 싶어서”라고 인권을 최종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인권은 최종선택일 아침에도 두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정윤에게 보내, 끝까지 성의를 다했다.

거기에 커플선택 후 문을 열고 나타난 인권 엄마는 정윤을 마치 딸을 대하듯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인권이 초반 ‘0표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윤과 맺어진 것은 인권 본인과 엄마의 합작품임을 마지막까지 보여준 대목이다.

인권과 정윤은 서로를 택했지만 두 엄마도 이들의 매칭을 찬성해야 최종커플이 된다. 인권 엄마는 당연히 찬성하지만, 정윤 엄마는 미지수.

하지만 인권 엄마에 이어 문을 열고 나타난 정윤 엄마는 “저는 무조건 응원한다. (인권 씨가) 커피를 마지막날이라고 주고 가시더라. 가방을 다 쌌는지, 또 날라주러 또 오셨다. 그런 마음 씀씀이가 보이니까 너무 감사하죠. 그래서 이제는 정윤이가 선택하는 걸 그대로 믿고, 저는 뒤에서 그냥 응원만 해줘야겠다고 5박6일간 있으면서 느꼈다”라며 딸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 훈훈함을 더했다. “최종 커플된 온달 인권 평강 정윤 축하해요”(온라인 커뮤니티) 이들의 양가 분위기는 적절한 균형을 이루면서 보기가 좋았다.

최종 매칭에 성공해 해피엔딩을 맞은 최정윤과 이인권은 서로를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고백했고, 종영후 현커임을 인정했다. 양가 어머니의 허락까지 받은 이상 둘의 연애와 결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 듯하다.

‘합숙 맞선2’의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신우-다혜의 커플 탄생 여부였다. 한의사 신우는 엄마의 선택시 정윤에게 갔던 것만 제외하면 오로지 필라테스 강사 다혜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교인 신우는 기독교도인 다혜에게 신앙생활을 같이 하고 싶다며 ‘신앙 플러팅’까지 했다. 신우는 최종선택 직전 다혜 엄마를 찾아가, 처음으로 제 명함을 드린다며 진심을 전했다.

다혜는 종교가 다르면 힘들 수 있다며 신우를 피하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했다. 거절의 이유는 종교 문제만은 아닌 것 같지만, 다혜가 신우에게 정확하게 밝히지 않아 이들의 관계는 억지로 지속됐다. 남녀관계는 일방적이어서는 안된다.

신우는 다혜와 관계 진전이 되지 않자 갑자기 엄마한테 짜증을 내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다혜를 붙잡고 싶었던 신우의 적극적인 구애는 김다혜의 마음을 돌려놨다. 하지만 김다혜 엄마의 마음까지 얻지는 못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선택했음에도 김다혜 엄마의 반대로 최종 커플 매칭이 불발됐다. 신우 어머니는 아들의 의견을 따라가므로 변수가 되지 못했다. “다혜야, 우리 아들 선택해줘 고마워”로 대신했다. 하지만 김다혜 엄마는 딸의 선택에 반대했다.

다혜 엄마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종교문제고, 강아지 문제(신우가 35kg 골든 리트리버를 기른다)도 있었는데, 워낙 신우 씨가 적극적이고 다혜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못 만나게 하면서까지 꼭 그랬어야 했을까? 제 마음이 도저히 거기에 문을 열 수가 없더라고요”라고 반대이유를 밝혔는데, 이는 오해다.

'연프'에서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나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알아보시라”고 말하는 것과 “다른 남자 만나지 마라”고 하는 것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전자는 연프의 원칙을 인정하는 매너남이고, 후자는 “너밖에 없어”라고 표현하는 직진남일 뿐이다.

신우가 다혜에게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가지마, 가지마”라고 한 것이지, 실제로 막은 적은 없다. 신우가 막는다고 다혜가 아무에게도 가지 않을 여자인가? 김다혜 엄마가 초반 인터뷰에서 “사위는 에릭남을 닮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신우가 에릭남을 닮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가? 어쨌든 신우는 단호했던 다혜가 자신을 선택해 준 것만으로 일단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연프라면 두 쌍의 커플이 탄생했겠지만 ‘합숙 맞선2’는 이렇게 한 쌍의 최종 커플 탄생으로 끝났다.

한편, 김해에 사는 제약회사 직원 김동영은 한의사 양하윤에게 애정을 계속 표시했지만, 장거리 문제로 좀체 관계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조급해진 동영 엄마는 최후의 면담에서 하윤 엄마를 불러냈다. 동영 엄마는 이미 약자가 돼있었다. 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데 몇 번 만나게 해주는 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하윤 엄마는 “(병원) 터를 잡은 지 얼마 안돼 어렵겠다”고 거절했다.

동영 엄마는 인터뷰에서 “더 이상 진행하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죠”라고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표시했다. MC 서장훈은 “장거리가 아니어도 안됐겠어요”라고 말해 하윤 엄마의 반대가 워낙 강했음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동영은 최종 결정 전날도 하윤에게 “나 너 최종 선택할 거야”라고 선언해 설렘을 유발했다. 아쉽게도 하윤은 선택을 포기해 동영은 커플 매칭에 실패했다.

‘합숙 맞선2’는 싱글 남녀의 맞선에 엄마의 강력한 선택까지 더한 독창적인 포맷으로 시즌1에 이어 또 한 번 콘텐츠 경쟁력을 입증했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