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방한한 가운데 국내 원전 기업들의 테라파워 협력이 구체화됐다.
HD현대와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와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도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차세대 원전 공급망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테라파워가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 건설허가를 받은 만큼 국내 기업들의 사업 참여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HD현대는 이날 정기선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서울에서 만나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최고경영진이 처음 만난 자리다.
3사는 테라파워가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주기기 제조, 현대건설이 EPC를 담당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HD현대는 향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설비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테라파워와 나트륨 SMR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사업협력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미국 실증로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하고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과 연구·설계기관의 공급망 참여도 늘릴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을 기반으로 한 ‘K-나트륨’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한다. 양사는 국내 규제와 전력계통, 산업 여건 등을 검토해 사업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SMR 프로젝트 공동 발굴에도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게이츠 이사장과 별도 회동을 갖지는 않았지만 이날 테라파워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공급 품목은 원자로 보호용기와 원자로 지지구조물, 원자로 내부구조물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12월 테라파워와 초도호기 핵심 기자재 제작성 검토 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 개선 등을 진행해 제작성을 높여왔다. 이번 수주를 통해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실제 기자재 공급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SMR 제조 공급망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국내 기업들의 협력은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케머러 1호기를 중심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기자재 제작을 수주했고, HD현대는 주기기 제조 공급망에 참여하며, SK이노베이션은 실증사업 및 후속 프로젝트의 사업개발 참여를 확대한다.
345MW 규모의 나트륨 원자로를 적용하는 이 사업은 미국에서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프로젝트로, 국내 기업들이 실증·상용화 과정에 참여할 경우 향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SMR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세대 원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설계·EPC부터 핵심 기자재 제조, 사업개발까지 역할을 넓히면서 테라파워를 중심으로 한 한미 SMR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