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비강남권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새아파트 분양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 내집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규제로 고가주택 매수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과 중소형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서울외곽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전용 59㎡ 평균 분양가는 15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서울 전용 59㎡ 평균 분양가는 15억4911만원으로 전월보다 9.5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하면 25.61% 오른 수준이다.
서울 전용 84㎡ 평균 분양가도 21억3608만원으로 전월보다 11.49%, 전년동월 대비 32.13% 뛰었다. 동작구에서 공급된 '써밋 더힐'과 '아크로 리버스카이' 등 고분양가 단지가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서울외곽이나 중소형면적도 가격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서울 영등포·충정로 등에서 공급되는 전용 59㎡ 신축아파트 분양가격도 10억원대 후반까지 올라서면서 소형주택이라고 해도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분양가 상승은 원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비 증가가 장기간 누적된 데다 서울 핵심입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 단지공급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주택공급 부족 우려와 기존 아파트 가격상승도 신규 분양단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는 강남권보다 동대문·강서 등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서울 아파트값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전체 상승폭은 2주연속 둔화했지만 동대문구는 0.42%, 강서구는 0.41%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일부 선호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청솔우성' 전용 84㎡는 지난달 12억2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보다 5100만원 올랐다. 같은지역 '답십리대우' 전용 59㎡도 11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강서구에서도 마곡동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114㎡가 지난달 21억4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종전 최고가를 4500만원 넘어섰다. 염창동 '강변힐스테이트' 전용 84㎡도 15억1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중·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15억원초과~20억원이하 아파트거래 가운데 신고가 비중은 53.8%로 지난해 같은달 47.9%보다 5.9%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에서는 15억원초과~20억원이하 거래 48.7%가 신고가였다. 12억원초과~15억원이하는 46.4%, 9억원초과~12억원이하도 40.4%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낮은 6억원초과~9억원이하에서도 신고가 비중이 지난해 7월 9.4%에서 올해 7월 28.1%로 크게 뛰었다.

시장에서는 대출규제 이후 고가아파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매수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비강남권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감소까지 맞물리면서 지난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지역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가격격차를 좁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격상승과 달리 거래는 위축되고 있다. 동대문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337건에서 7월 194건으로 42.4% 감소했고 같은기간 강서구도 574건에서 315건으로 줄었다. 매매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일부 거래가 높은 가격에 체결되며 가격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다.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택과 신규 분양시장 양쪽에서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비강남권까지 오르는 가운데 전용 59㎡ 새아파트 분양가격마저 15억원을 넘어선 만큼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강남권은 전셋값이 상승하고 매물이 감소하면서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지난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권과 가격격차를 줄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