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위조 화장품이 유통되는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수백배 웃도는 메탄올과 납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피부와 입술 등에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 특성상 위조상품 구매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충남경찰청이 압수한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 34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11개 제품(32.4%)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충남경찰청이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약 28억원 상당의 위조 명품을 판매한 일가족 4명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모조품 7300여점 가운데 위조 화장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압수품의 정품 환산가액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조사 대상 34개 중 18개(52.9%)가 향수였는데, 6개 제품에서 메탄올이 73.7~96.9% 검출됐다. 현행 화장품 안전기준인 0.2% 이하와 비교하면 최대 48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메탄올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시력 손상이나 실명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정품 향수는 일반적으로 향료를 녹이는 용매로 에탄올을 사용하지만 위조품 제조 과정에서는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메탄올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핸드크림 6개 중 3개에서는 국내 사용이 금지된 보존제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CMIT가 최대 15.1㎍/g, MIT가 최대 5.7㎍/g 검출됐다.
립스틱에서는 납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바디미스트에서도 기준을 넘는 CMIT가 확인됐다. CMIT와 MIT는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 알레르기와 호흡기·눈 자극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납은 성장 발달 저해와 심혈관계 문제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위조 화장품이 단순히 정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 안전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식 제조·유통 과정에서 이뤄지는 원료 검증이나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SNS 계정의 경우 정품과 유사한 포장과 브랜드명을 내세워 소비자를 현혹하면서도 정상적인 유통·품질관리 체계를 거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위조 화장품은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시중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위조상품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