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동 슈바이처’ 이정구 교수, 또 1억 기부…남수단으로 이어지는 의술

‘안서동 슈바이처’ 이정구 교수, 또 1억 기부…남수단으로 이어지는 의술

2024년 이어 두 번째 기탁, 누적 2억 원…단국대,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 추진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국내 어질병 치료의 길을 연 이정구(85) 단국대 명예교수가 또다시 1억원을 내놨다. 후학 양성과 남수단 의료지원에 써달라는 뜻에서다. 2024년 재직 시절 20여 년간 모은 연금 1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누적 기부액은 2억원이 됐다.

단국대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이 명예교수가 대학 발전기금 1억원을 기탁했다고 13일 밝혔다.

기부금은 후학 양성과 함께 남수단 의료지원 사업에 사용된다. 특히 남수단 톤즈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에 헌신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는 데 뜻을 뒀다.

이정구 명예교수 [사진=단국대]

단국대는 이 명예교수의 뜻에 따라 개교 80주년을 맞는 2027년 남수단 의료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의과대학과 단국대병원 의료진으로 봉사단을 꾸려 의료 환경이 열악한 현지 주민들을 진료한다.

이 명예교수는 “의료인은 평생 사람을 돌보는 직업”이라며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도 자신의 의술을 필요한 이웃과 나누며 의료인으로서 책임과 소명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국내 어질병 치료의 개척자로 꼽힌다. 196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20여년간 전문의 과정과 임상·연구 교수로 활동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한 뒤 당시 국내에서는 낯설었던 어질병의 진단·검사·치료 체계를 정립했다.

1994년에는 대한평형의학회를 창립하고 전정기능검사 워크숍(VFT)을 개설해 관련 분야 전문 인력을 길러냈다. 2009년 단국대에 의학레이저·의료기기연구센터를 세워 의료용 레이저 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 기반도 마련했다.

퇴임 뒤에도 후학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이정구 학술상’을 제정해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돕고 있다.

진료실 밖에서도 그의 의료봉사는 계속됐다. 단국대병원 수간호사 출신인 아내 김원숙 씨와 함께 지난해까지 남태평양 바누아투·솔로몬제도와 멕시코 등 의료 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찾아 의료봉사를 펼쳤다.

평생 쌓아온 의술과 재산을 다시 사회에 돌려온 이 명예교수의 나눔은 이제 남수단으로 향한다. 단국대는 2027년 의료봉사를 통해 이태석 신부가 남긴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