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학교는 문을 닫았는데 어린이보호구역은 그대로 남아 있고, 새 학교가 문을 열었지만 스쿨존 지정 행정이 제때 따라오지 못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경북교육청이 자체적인 ‘행정 표준’을 만들었다.
별도의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거나 추가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기존 행정자료와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업무 누락 가능성을 줄였다는 점에서 작지만 현장 체감도가 높은 행정혁신 사례로 주목된다.

경북교육청은 학교와 유치원의 신설·이전, 폐교·폐원 등에 따른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 업무가 빠짐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 업무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도내 모든 유치원과 학교, 교육지원청에 배포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행정안전부의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통합지침’은 있었지만 교육기관 담당자가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세부 절차와 추진 시기, 기관별 역할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실무자료는 부족했다.
특히 학교나 유치원이 폐교·폐원한 이후에도 어린이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늦어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교육기관 변동과 스쿨존 행정을 체계적으로 연계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경북교육청은 관련 법령과 기존 통합지침을 토대로 실제 교육기관의 행정 흐름에 맞춘 자체 매뉴얼을 만들었다.
핵심은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업무가 누락되지 않도록 절차를 표준화한 것이다.
매뉴얼에는 ‘한눈에 보는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 절차’를 시작으로 기관별 역할과 추진 절차, 권장 추진 시기, 지정·해제 요청 공문 작성 예시, 업무 점검표, 관계기관 담당자 연락처, 업무 추진 시 유의사항과 실무 팁 등을 담았다.
담당자가 법령과 지침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 실제 업무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에 법령상 별도의 처리기한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학교 신설·이전 및 폐교·폐원 일정에 맞춘 권장 추진 시기를 제시했다.
시·군청과 경찰서 담당자 연락처, 학교·유치원 변동 현황도 함께 수록해 관계기관과의 사전 협의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작 단계부터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거쳤다.
경북교육청은 경상북도청과 경북경찰청, 시·군청, 경찰서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업무 절차와 추진 시기, 기관별 역할을 보완했다.
교통안전 담당자 협의회를 통해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했다.
특히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거나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기존 행정자료와 관계기관 협업체계를 활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행정의 빈틈을 찾아 메우는 방식으로 학생 안전과 행정 효율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셈이다.
완성된 매뉴얼은 도내 유치원과 학교, 교육지원청에 배포됐으며 경북교육청 누리집에도 게시해 필요할 때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매뉴얼이 도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 업무의 표준 모델로 정착하면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행정 누락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우수사례로 확산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 통폐합과 이전 등 교육환경 변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린이보호구역 관리 역시 변화에 맞춰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와 유치원의 신설과 이전, 폐교·폐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어린이보호구역 지정·해제 업무도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매뉴얼이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행정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여 학생들의 안전과 도민의 편의를 함께 지키는 실질적인 업무 안내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