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휴온스랩 합병 '기약 없는' 연기⋯혁신형 제약사 신청 가능할까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기약 없는' 연기⋯혁신형 제약사 신청 가능할까

주총 밀리면서 올해 합병절차 마무리될지 미지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력 보유' 휴온스랩 도움
휴온스 파이프라인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신청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휴온스가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기약 없이 미루면서 올해 하반기 혁신형 제약기업 신청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에 합병의 이유 중 하나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을 위한 연구개발 부문 강화였는데, 소액주주 등의 반발로 합병이 미뤄지면서 약가 인하 대응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오는 21일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른 모회사 이행사항 절차를 고려해 임시주총을 연기하기로 했다. 새 주총 일정은 공시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다.

휴온스글로벌 사옥. [사진=휴온스글로벌]

앞서 휴온스의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 임시주총 일정 역시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채 연기됐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간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지난달 3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회사는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주총 일정을 연기했다.

휴온스글로벌의 임시주총이 연기된 상태에서 합병 당사자인 휴온스도 주총을 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휴온스는 휴온스글로벌 아래의 휴온스랩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기업 가치 훼손을 우려해 반대하면서 난감해진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와 비상장 계열사 간 합병을 우회상장으로 보고 중복상장 특례심사 요건을 충족하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라 휴온스는 한국거래소가 진행하는 직접적인 중복상장 특례심사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증권신고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는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이유 중 하나가 약가 인하 방안 시행에 따른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을 신청하려는 데 있다는 점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제네릭(복제약) 등을 생산하는 기업의 약가 인하 폭이 줄어든다. 따라서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매출액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흩어져 있던 R&D 자회사를 본사에 흡수합병하면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가 한층 용이해진다.

약가 인하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은 올해 말이어서 기한이 촉박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지난 7월 이사회에서 결의했는데, 합병 기일은 10월 1일로 약 2개월이 소요된다. 이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흡수합병 방식으로 진행해 비교적 기간이 짧은 것이다.

따라서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이 늦어진다면 휴온스는 자체 파이프라인을 내세워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기준에 혁신적 파이프라인 등이 포함돼야 인정을 받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휴온스와 휴온스랩을 합병하려는 이유도 있다"며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이 늦어진다면) 휴온스는 합병과 별개로 자체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을 위한 신청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는 현재 자체 파이프라인으로 안구건조증 치료제 'HU007' 등을 보유하고 있다. HU007은 개량신약 복합점안제로, 항염 효과의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의 트레할로스를 복합한 점안제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해 왔다. 휴온스는 지난 6월 100% 자회사 휴온스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인 '하이디퓨즈' 등 바이오의약품을 주축으로 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하조직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다른 약물의 피하 투여와 흡수를 돕는 기술로,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