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 개혁을 이끌며 '경제 차르'로 불렸던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8세.

지난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는 이날 공동 부고를 통해 주 전 총리가 오전 11시6분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주 전 총리를 "중국공산당의 훌륭한 당원이자 오랜 기간 검증된 충성스러운 공산주의 전사"이자 "뛰어난 무산계급 혁명가이자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1928년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난 주 전 총리는 칭화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경제 관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1957년 반우파 투쟁 당시 '우파'로 몰려 직위와 당적을 박탈당하는 등 정치적 고초를 겪었지만, 1978년 복권된 뒤 경제 분야 요직을 거치며 중앙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상하이시 시장과 당서기 등을 맡아 푸둥 개발·개방과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1991년 국무원 부총리에 오른 뒤 1993년 중국인민은행 총재까지 겸임하면서 중국의 경제정책을 주도해 '경제 차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경제 과열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강도 높은 거시경제 조정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 간 연쇄 채무인 '삼각채(三角債)' 문제와 금융·재정 질서를 정비하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에는 국무원 총리에 취임해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경제를 이끌었다. 당시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내수 확대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안정에 주력했다.

총리 재임 기간에는 국유기업 구조조정과 금융·재정·세제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세원을 나누는 '분세제'를 정착시키고 금융시장과 주택제도 개혁에도 속도를 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역시 주 전 총리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그는 WTO 가입 협상을 총괄했으며 중국은 2001년 WTO에 정식 가입했다.
중국 당정은 이날 약 2700자 분량의 공식 부고에서 주 전 총리의 주요 업적을 소개하면서 그의 강직한 공직관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고에는 "주룽지 동지는 인민 대중에 깊은 정을 갖고 있었다"며 그가 생전 "공무원은 자신이 인민의 공복임을 명심하고,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특권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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