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조 파라미터' 네모트론4 AI 모델 개발

엔비디아, '1조 파라미터' 네모트론4 AI 모델 개발

세계 최고 수준 오픈 AI 모델 목표…이르면 올 늦가을 공개
GPU 판매 넘어 오픈 AI 생태계 확대…클라우드 사용에 270억달러 약정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엔비디아가 1조개 안팎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네모트론4(Nemotron 4)'를 개발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오픈 AI 모델 생태계까지 직접 키우려는 움직임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오픈 인공지능(AI) 모델 '네모트론4(Nemotron 4)' 개발에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엔비디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상위 모델은 최소 1조개 안팎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공개한 550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네모트론3 울트라보다 약 2배 큰 모델이다.

현재 학습 데이터와 모델 구조 일부는 결정됐지만 최종 학습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올해 늦가을 공개될 수 있다.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픈 AI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GPU 회사가 AI 모델까지…고객층 넓힌다

엔비디아가 AI 모델 개발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오픈 AI 생태계 확대가 있다.

현재 AI 컴퓨팅 수요 상당 부분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수 대형 AI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에서 나온다. 이들 중 일부는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오픈 모델이 많아지면 GPU를 사용하는 고객층을 넓힐 수 있다. 자체 AI 모델을 만들기 어려운 기업과 스타트업도 공개된 모델을 가져와 자사 서비스에 맞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델을 학습하거나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다시 대규모 컴퓨팅이 필요하다.

엔비디아가 서울 마포구 디캠프에서 개최했던 '네모트론 디벨로퍼 데이즈 서울 2026'.[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네모트론 연합(Nemotron Coalition)'도 출범시켰다. 리플렉션AI와 커서, 싱킹머신스랩, 미스트랄AI 등이 참여해 학습 데이터와 모델 설계, 평가 방법 등을 공동 개발한다.

프라임 인텔렉트는 네모트론4 개발에 30만개의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했고 코그니션도 코딩 데이터 제공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오픈 모델과 폐쇄형 모델 가운데 한쪽만 성장하는 시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11월 8일 대만 신주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대만 넥스트애플뉴스 홈페이지 캡처]

자기 GPU 다시 빌린다…클라우드에 270억달러

자체 AI 모델을 키우면서 엔비디아가 사용하는 컴퓨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 GPU를 구매한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버를 다시 빌려 AI 연구개발(R&D)에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다년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약정액은 약 270억달러(한화 약 38조1483억원)다. 계약은 2032회계연도 이후까지 이어진다.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대규모 GPU 컴퓨팅 고객이 된 셈이다. 네모트론4와 같은 거대 AI 모델을 학습하려면 수많은 GPU를 장기간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 자체 데이터센터만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고 외부 클라우드의 GPU 서버도 활용하는 방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정소희 기자]

中 오픈 AI 추격…네모트론4로 경쟁

중국 AI 기업들의 성장도 네모트론4 개발의 배경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초 미국 오픈 모델이 중국의 선도 모델보다 크게 뒤처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네모트론3 울트라는 미국 오픈 모델 가운데 상위권이지만 중국 최고 수준의 오픈 모델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네모트론4를 세계 최고 수준의 오픈 모델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최첨단 폐쇄형 모델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과 개발자가 가져다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오픈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황 CEO는 지난 3월 "폐쇄형이냐 오픈형이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두 AI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네모트론4를 통해 자체 AI 모델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오픈 AI를 사용하는 기업과 개발자 생태계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