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야외활동 중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 가평군이 온도가 올라가면 색상이 변하는 특수 스티커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폭염 대응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민들이 별도의 기기나 애플리케이션 없이 거리에서 폭염 위험을 눈으로 확인하고 휴식 등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가평군은 표면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특수 스티커 형태의 ‘온열질환 예방 휴식알리미’를 경기도에서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식알리미는 최근 완료된 ‘청평1리 조종천 청평교 경관개선사업’과 연계해 설치됐다. 군은 청평교와 인근 도심 가로의 전신주 등에 설치하는 불법광고물 부착방지시트에 온열질환 예방 정보를 담은 휴식알리미 기능을 결합했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하던 기존 시설물에 폭염 위험을 알리는 기능을 추가해 하나의 시설물이 환경정비와 재난안전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휴식알리미의 핵심은 온도에 반응하는 특수 소재다. 스티커가 부착된 시설물의 표면온도가 각각 50℃와 55℃에 도달하면 색상이 나타나면서 주변에 있는 시민에게 폭염 위험이 커졌음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숫자로 표시되는 기온이나 체감온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기존 정보 전달 방식과 달리 색상 변화를 통해 위험을 즉각 인지하도록 설계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야외근로자 등도 현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군은 주목하고 있다.
스티커에는 단순히 위험 수준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계별 폭염 대응요령도 함께 담았다.
체감온도 35℃ 이상인 경고단계에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한편 불필요한 야외활동을 줄이도록 안내한다. 체감온도가 38℃ 이상으로 올라가는 위험단계에서는 옥외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휴식하도록 행동요령을 제시한다.
폭염 시 반드시 지켜야 할 ‘물·그늘·휴식’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도 표시했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의식저하 등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도록 하는 응급대응 안내도 포함했다.
군이 이번 사업에서 주목한 부분은 폭염 정보를 ‘찾아보는 정보’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정보’로 전환하는 데 있다.
기상정보와 재난문자 등을 통해 폭염 상황을 알리는 기존 방식에 더해 시민들이 이동하는 거리와 생활공간 자체를 안전정보 전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폭염은 같은 지역에서도 그늘 유무와 도로 포장 상태, 건축물 밀집도 등에 따라 시민이 느끼는 열 환경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한여름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도심 시설물의 표면온도는 크게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색상 변화로 위험성을 환기하는 장치가 야외활동 중 휴식을 유도하는 보조적인 안전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업은 불법광고물 부착을 막기 위한 도시환경 정비시설에 재난예방 기능을 접목했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기존에는 전신주 등에 부착되는 불법 전단과 광고물을 방지하고 거리 경관을 개선하는 것이 부착방지시트의 주된 역할이었다. 군은 여기에 폭염 안전정보를 추가하면서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도시 인프라를 생활안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폭염이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 재난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방식 역시 사후조치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무더위쉼터 운영이나 살수차 운행 등 기존 대책과 함께 시민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생활공간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군은 이번 휴식알리미가 실제 현장에서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야외활동을 하는 주민과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휴식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향후 운영 효과 등을 살피면서 도시환경 정비와 재난안전을 연계하는 생활밀착형 안전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온열질환 예방 휴식알리미는 폭염 위험을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눈으로 쉽게 확인하고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만든 생활밀착형 안전장치”라며 “앞으로도 기존 행정과 도시시설에 재난 대응 기능을 접목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선제적인 안전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평=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