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재수 부산시장 “해양수도 완성·AI 대전환…성과로 증명하겠다”

[인터뷰] 전재수 부산시장 “해양수도 완성·AI 대전환…성과로 증명하겠다”

“전임 시정 사업, 시민·미래 기준으로 재검토”
“여소야대 넘어 협치로 부산 발전 이끌 것”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민선 9기 부산시정을 이끄는 전재수 부산광역시장이 ‘해양수도 부산’ 완성과 AI 산업 대전환을 향후 4년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임 시정에서 추진된 주요 사업에 대해서는 정치적 판단으로 백지화하지 않고 시민 삶과 부산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공연도 같은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의회가 국민의힘 다수 구도로 구성된 여소야대 상황에 대해서는 ‘협치’를 해법으로 내세웠다. 전재수 시장은 야당 의원들의 공약까지 전수 조사해 시정과의 공통 과제를 발굴하고, 직접 만나 설명하고 설득하며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전 시장은 임기 동안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과 해운기업 기능 이전, 해사전문법원 개청 등을 통해 해양 관련 행정·기업·사법 기능을 부산에 모으고, 50조원 규모 동남권투자공사를 통한 해양 신산업 투자에도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제조업의 AI 전환과 미디어 AI 특구 조성을 통해 산업 구조를 바꾸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재수 부산광역시장이 10일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광역시]

다음은 전재수 부산시장과의 일문일답.

아이뉴스24 : 퐁피두 부산 분관 등 전임 시정에서 추진한 문화정책은 어떤 기준으로 검토할 계획인가.

전재수 부산시장 : 부산 시민의 삶과 부산의 미래가 문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전임 시장이 추진해 왔던 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백지화할 이유는 없다. 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고, 시민들이 부산시 행정을 바라볼 때 예측 가능해야 한다.

다만 시민 의견 수렴이나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라면 이해관계자와 시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퐁피두 부산 분관도 전임 시장이 추진했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겠다.

그동안 충분한 시민 의견 수렴이나 공론화 과정 없이 다소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절차적 타당성을 갖추겠다.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가’, ‘부산의 미래에 합당한가’를 기준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하겠다.

아이뉴스24 :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공연은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어떻게 결정할 생각인가.

전재수 부산시장 : 상당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일부 시민단체와 지역 예술계에서는 해외 유명 예술단체 초청보다 지역 예술인 지원과 문화예술 생태계 육성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 세계적 수준의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시설에 걸맞은 개관 공연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부산의 문화 경쟁력과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인수위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부산시 재정 여건, 사업의 공공성, 기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 특히 해외 우수 공연장의 시즌 일정은 통상 최소 1년 전에 확정되는 만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준비 일정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리겠다.

아이뉴스24 : 북항 돔구장 추진으로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 북항 돔구장은 부산의 미래를 보여주는 복합 랜드마크로 추진하겠다. 부산 시민들이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개폐식 돔구장을 건립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문화·전시 복합 랜드마크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대안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실행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활용도다. 연간 70여 일의 프로야구 홈경기 외에도 나머지 300여 일 동안 대규모 글로벌 공연과 전시, 관광을 결합해 원도심은 물론 부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복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속한 추진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관계기관 협의와 사업 기획, 국비 확보를 위한 공모 대응 등 필요한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기본구상과 실행전략을 구체화하겠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조기에 만들어내겠다.

아이뉴스24 : 그렇다면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어떻게 되는가.

전재수 부산시장 : 시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제가 사직야구장을 시민들이 365일 찾는 ‘생활체육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말씀드린 것이 기존 사업을 별다른 검토 없이 백지화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동안 부산시가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위해 기울인 행정적 노력과 확보한 재정, 구조적 안전성 문제, 동래구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의 반발, 지역 상권과 생활체육 활용 방안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특히 어렵게 확보한 국비 299억원을 반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사직 상권의 생존권에 대한 우려도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 지금 당장 하나의 방향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시민과 전문가, 공무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 북항과 사직 두 지역이 모두 상생하고 부산 전체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지 충분히 검토해 현실적이고 현명한 해법을 찾겠다.

아이뉴스24 : 부시장 명칭 변경 등을 포함한 조직개편안도 발표했다. 어떤 방향으로 개편했나.

전재수 부산시장 : 이번 조직개편은 ‘시장이 바뀌었으니 판을 뒤엎겠다’는 방식이 아니다.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실행형 행정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선 9기의 시정철학을 조직 설계에 반영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조기에 만들어내기 위해 크게 다섯 가지 방향을 잡았다. 해양수도 완성, 청년이 떠나지 않는 부산, 협치와 시민소통, 민생은 즉시, 미래는 확실히라는 방향이다.

민생 대응은 행정부시장 축으로, 미래 산업 전략은 경제부시장 체계로 역할을 나눴다. 유사·중복 기능은 통합하고 시민들이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도록 기능도 재배치했다. 시정의 연속성을 지키면서 협치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아이뉴스24 :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이 신설되나.

전재수 부산시장 : 해양수도·청년·민생·경제 분야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크게 4개 기구를 신설했다.

해양수도전략실은 해양수도 부산 비전 실현을 비롯해 북극항로 시대를 부산이 선점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강화한다. 인구청년정책국은 흩어져 있던 청년과 인구 관련 기능을 한데 모으고 청년사업과를 신설해 지역 대학 등과 연계한 정착 기반을 만들겠다.

시민생활국에는 시민주권협치과를 신설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 특별사법경찰의 대부업 수사 기능도 확대해 불법 사금융 등 민생경제 범죄에 대응하겠다. 시민경제국에는 소상공인지원과, 사회연대경제과, 노동정책과를 모아 민생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겠다.

해양수도 부산의 새 판을 짜고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끝까지 책임지며 AI로 부산의 산업 지형을 바꾸는 실행형 조직으로 성과를 증명하겠다.

아이뉴스24 : 부산시의회 다수당을 국민의힘이 차지하면서 여소야대가 됐다.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전재수 부산시장 : 부산 시민들께서 ‘전략적 선택’을 하신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시장은 저 전재수를 선택해주셨지만 지방의회는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 37석, 민주당 11석으로 여소야대가 됐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 데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시의원님들을 만나겠다.

국민의힘 시의원님들도 결국 부산 시민의 삶과 부산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수위 단계부터 국민의힘 시의원 당선인들의 공약을 전수 조사해 ‘공약 지도’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시장과 시의원의 공통 과제로 분류된 사업은 시가 선제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서로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겠다. 저 역시 야당 의회라고 해서 배제하거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만나고, 듣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머리를 맞대겠다. 부산에서부터 모범적인 협치 모델을 만들어보겠다. 시민들이 ‘다르지만 일은 한다’,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부산을 위해 함께 일한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뉴스24 : 임기 4년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전재수 부산시장 : ‘해양수도 부산’ 완성과 ‘AI 산업 대전환’을 반드시 추진하겠다.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하기 위해 해수부 부산 이전을 발판으로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HMM의 실질적인 기능 이전과 해운 대기업 안착, 해사전문법원 개청 등을 통해 행정·기업·사법 기능을 부산에 집중시키겠다.

또 50조원 규모의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해 북극항로 시대에 필요한 인프라와 수리조선, 자율운항 선박 등 해양 신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돈과 사람이 도는 구조’를 만들겠다.

AI를 산업에 입혀 전통 제조업의 침체도 극복하겠다. 서부산의 기계·자동차부품·조선기자재 등 제조업 공장에는 산업별 AX(AI 전환) 플랫폼을 구축해 불량률을 낮추고 가동률을 높이는 등 생산성을 혁신하겠다.

동부산은 기존 문화·영상 인프라에 첨단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도록 ‘미디어 AI 특구’를 조성하겠다.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따라온다. 해양 신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역 대학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도 변화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보고서나 말에 그치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고 체감할 수 있는 시정을 만들겠다.

아이뉴스24 : 산업정책과 함께 민생 회복도 중요한 과제인데.

전재수 부산시장 : 무엇보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안정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 취임 첫날부터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가동한 것도 같은 이유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영세 세입자 등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신속하고 효능감 있게 추진하겠다. 100일의 단기 대책으로 끝내지 않고 임기 내내 민생 회복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다시 뛰는 부산’을 만들겠다.

아이뉴스24 : 임기 이후 시민들에게 어떤 부산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전재수 부산시장 : 진영을 넘어 도시의 변화를 이끈 ‘해양수도 부산 완성의 주역’, 그리고 실력과 성과로 증명한 ‘일 잘하는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소통하면서, 소속 정당이나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여소야대의 시의회에서도 야당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갈등을 풀어낸 실용적인 시장으로 남고 싶다.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해 부산을 진정한 해양도시로 도약시키고,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꾼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화려한 말이나 구호보다 묵묵히 성과와 결과로 증명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

임기를 마치는 날 시민들께서 “역대 어느 시장보다 유능했다”, “일 하나는 정말 잘했다”고 평가해주신다면 가장 큰 보람일 것 같다. 일할 기회를 주신 만큼 변치 않는 초심으로 부산과 시민만 바라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위상을 더욱 높이고, ‘노인과 바다’가 아닌 ‘청년과 기회의 도시’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