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중 추가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신규 후보지로 거론되는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용산개발사업조차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 개정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부지까지 새 물량으로 포장하는 것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도심 유휴부지, 공공기관 보유 부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을 포함한 주택공급 방안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군 반환기지 일부를 임시 개방한 용산어린이정원(약 30만㎡) 일대도 추가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정 배경에는 지난달 어린이정원내 설정된 군사시설 제한보호구역 13만7000㎡가 해제된 영향이 크다. 정부는 활용 가능한 면적과 적정 용적률, 공원존치 비율 등을 계산하며 주택공급 규모를 산정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규제가 풀렸다고 당장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를 반드시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거나 처분하려면 국회에서 법 개정을 거쳐야 한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 역시 지난 1월 "용산공원은 법으로 지정된 국가공원인 만큼 법률 개정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아파트 건설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법을 개정하더라도 교통망 및 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두고 서울시와 별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이미 계획된 용산 일대 대규모 공급물량조차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용산국제업무지구(최대 1만가구) △캠프킴(2500가구) △501정보대(150가구) 등을 묶어 총 1만3501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착공목표 시점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501정보대가 2028년, 캠프킴이 2029년으로 최소 2~3년이상 남아있다.
더욱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공급 가구수를 놓고 정부(최대 1만가구)와 서울시(8000가구 수준)가 상충하면서 최종 인허가 통과에 진통을 겪고 있다.
캠프킴 역시 후속절차가 남아있다. 정부는 당초 1400가구였던 공급물량을 2500가구로 확대하기로 하고 공원·녹지기준 완화를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해 왔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계류중이다.

전문가들은 도심 부지를 무리하게 확보해도 단기 수급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도심 주택공급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하지만 가용지가 적고 이해관계가 복잡한데다 주민반발과 지자체 협의 등으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도시 경쟁력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공급량 자체가 도시 전체 경쟁력을 결정짓지는 않는다"며 "용산처럼 글로벌 중심업무지구(CBD)로 발전시킬 핵심입지를 단기 주택물량 확보 용도로 소모하는 정책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