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외국인의 농촌 토지 소유 규제를 대폭 완화하려던 계획이 거센 반대 여론과 의회의 제동에 부딪혔다.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아르헨티나 상원은 밀레이 정부가 추진한 '사유재산 불가침법'을 찬성 37표, 반대 33표로 가결하면서도 외국인의 농촌 토지 매입 제한을 없애는 조항은 삭제했다.
밀레이 정부는 당초 지난 2011년 제정된 농촌토지법에 따른 외국인 소유 제한을 사실상 없애 해외 자본의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보유할 수 있는 농촌 토지를 국가 전체는 물론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별로도 15%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규제를 철폐할 경우 대규모 외국인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페데리코 스투르세네거르 규제·국가개혁 장관은 농촌토지법을 폐지하면 약 150억달러(약 2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정반대였다. 여론조사기관 수반 코르도바가 지난달 16~18일 전국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외국인의 토지 매입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규제 철폐에 찬성한 응답자는 16.7%에 그쳤다.
반발은 거리로도 번졌다. 상원 표결을 전후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의회 앞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 "조국은 팔 수 없다"고 외치며 법안에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도 빚어졌다.
반대 진영은 농촌 토지가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국경과 수자원, 산림, 광물 등 전략 자원과 직결된 국가 주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결국 상원 심의 과정에서 외국인의 농촌 토지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조항은 삭제됐으며, 현지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이 강하게 추진해온 시장 자유화 정책이 여론과 의회의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밀레이 정부가 규제 완화 방침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현지 언론은 정부가 향후 별도의 법안이나 수정안을 통해 외국인 토지 소유 규제 완화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