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5일 오전 가평군 조종면 반다비체육관. 안과 검진을 받던 80대 후반의 한 어르신은 시력검사 결과를 들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검진을 진행한 안과 전문 안경사는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보인다"며 "전문 의료기관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수술 여부를 상담하는 것이 좋겠다"고 안내했다.
곁에서 검진 결과를 지켜보던 아들은 "평소 어머니께서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상태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빠른 시일 안에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반다비체육관에는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진료를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접수대 앞에는 긴 줄이 형성됐고 체육관 안에 마련된 임시 진료실마다 순서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진료 현장에서는 의사와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 40여 명의 의료진이 쉴 틈 없이 주민들을 맞이했다. 의료진은 기본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예진을 시작으로 내과와 정형외과 진료, 한방 진료, 안과 검진, 건강 상담 등을 진행했으며,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는 물리치료와 한방치료도 함께 이뤄졌다.
특히 고령층에게 많이 나타나는 관절·척추질환과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상담이 집중적으로 진행됐으며 안과 검진과 치매·우울증 검사, 근골격계 질환 상담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제공됐다.

진료를 마친 주민들은 처방에 따라 상비약을 지급받고 건강관리 요령과 생활습관 개선 방법에 대한 안내를 받은 뒤 귀가했다.
진료를 마친 한 어르신은 "농촌에서는 병원 한 번 다녀오려면 하루를 꼬박 비워야 하고 교통도 불편해 쉽게 가지 못한다"며 "한곳에서 여러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고, 이런 의료서비스가 자주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과 농협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종면 반다비체육관에서 상면과 조종면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교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농촌 왕진버스'를 운영했다.
당초 약 200명의 주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50여 명이 방문해 준비한 진료 일정이 빼곡하게 진행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양·한방 진료를 비롯해 안과 검진, 물리치료, 치매 및 우울증 선별검사, 근골격계 질환 관리와 운동 처방, 건강 상담 등이 원스톱으로 제공됐으며, 검진 결과에 따라 전문의 상담과 향후 치료 방향에 대한 안내도 함께 이뤄졌다.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중앙회가 공동 추진하는 의료복지 사업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지역에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만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사업에는 총 3,6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군과 농협, 대한중앙의료봉사회가 협력해 의료진과 장비를 지원하며 행사를 운영했다.
군은 이번 의료서비스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내달에도 농촌 왕진버스를 추가 운영해 보다 많은 의료 취약계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농촌 왕진버스는 병원을 찾기 어려운 농업인과 고령층에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사업으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군민들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보건·복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평=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