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선8기, 지방채 발행·기금 끌어쓰며 눈속임…비상상황"

추미애 "민선8기, 지방채 발행·기금 끌어쓰며 눈속임…비상상황"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상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유튜브 캡쳐]

[아이뉴스24 김정수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상태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고 5일 공식 선언했다.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구조적 재정위기를 공식 인정하고 근본적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이다.

추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총 3차례에 걸쳐 약 9,43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20년만이었다.

이는 경기도 지방채 발행 한도인 9,460억 원의 99.6%에 육박한 수치다.

민선8기 김동연호는 이뿐 아니었다.

지난해 5월 용도가 정해진 기금까지 손쉽게 끌어다 쓸 수 있도록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했다.

이후 3차 추경을 통해 각종 기금에 있던 약 5,588억 원의 재원을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으로 사용했다.

실제 남북교류와 평화협력 사업을 위해 조성한 남북협력기금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을 통합계정에 예탁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협력기금은 고작 44억 원만 남은 상태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며 “그 대가는 민생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다수 사업의 마지막 3개월 분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다.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도교육청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 지원 △가족돌봄수당 지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지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 등이다.

추 지사는 “민선8기는 올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당수 민생사업과 필수사업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재정상황에 대한 공유가 없고, 심각성마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담당부서 보고에 따르면 올해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것처럼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가리는 동안 경기도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마저 놓쳐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세입과 세출 구조를 방치한다면 재정위기는 해마다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4대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추 지사가 내놓은 비상조치는 △업무경비 삭감 △낭비성 예산 차단 △조직 재정비 △제도 개선 등이다.

추 지사는 “도지사인 저부터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도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업무추진비 등 각종 경비를 감액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즉각 시행하겠다는 의도다.

지금 조치를 하지 않으면 2~3년 뒤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2022년 약 11조 원에 달했던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줄어 약 30% 감소했다.

기대를 모았던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취득세 수입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와 LH 직접개발 방식으로 인해 당초 6,500억 원으로 예상됐던 취득세 수입은 현재 2,3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이를 바로잡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과 고통이 따를 것”이라면서 “그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겠다.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정수 기자(kjsdm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