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휴가 대신 시민 곁으로…이제는 시민들이 추경호 시장을 휴가 보내줄 때다

[기자수첩] 휴가 대신 시민 곁으로…이제는 시민들이 추경호 시장을 휴가 보내줄 때다

취임 한 달, '시장실'보다 '현장'이 익숙한 시장…폭염도 멈추지 못한 현장행정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추경호 대구시장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취임 한 달. 대부분이라면 업무를 정리하며 여름휴가를 떠날 시기다. 그러나 추 시장의 휴가 일정표에는 바다도, 산도 없었다. 대신 노인복지관과 무더위쉼터, 이동형 냉방버스가 빼곡히 채워졌다.

4일 추경호 대구시장이 대구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냉방시설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구내 배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대구시]

4일 오전 추 시장은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 봉사에 나섰다. 식판을 건네며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식사가 끝난 뒤에는 직접 자리에 앉아 폭염으로 인한 불편을 들었다.

이후 내당도서관 무더위쉼터, 두류공원 이동형 쉼터버스, 수성구청역, 화랑공원까지 하루 동안 다섯 곳을 돌며 냉방시설과 생수 비치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그의 하루는 "폭염은 현장에서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일정이었다.

사실 이번 현장 점검은 갑자기 만들어진 행보가 아니다.

추 시장은 하루 전 구청장·군수 긴급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폭염은 계절 현상이 아니라 시민 생명과 직결된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곧바로 무더위쉼터 운영시간 연장과 주말 노인복지관 개방을 주문했다.

그 결과 대구지역 27개 노인복지관이 토요일에도 전면 개방되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회의에서 끝난 지시가 아니라 하루 만에 현장에서 실행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추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별도로 휴가를 가기보다 경로당을 돌며 지역을 살피는 것이 내 방식의 휴가였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였다.

휴가 대신 현장을 택했고, 휴식 대신 시민을 만났다.

취임 이후 그의 행보를 보면 경제 현안부터 산업 투자, 민생, 문화행사,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 대응까지 쉼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경제시장'을 자처했던 그는 지금은 '현장시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다.

물론 시장의 성과는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이 아니라 정책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면 아무리 많은 현장을 찾아도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최고 책임자가 시민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시민들은 말보다 행동을 먼저 본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취임 한 달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추경호 시장에게 이제는 시민들이 "시장님, 잠시 쉬십시오"라고 말해줄 때가 된 것은 아닐까.

물론 그 말을 들은 추 시장은 또 이렇게 답할지도 모른다.

"시민들이 편히 쉬실 수 있을 때가 제 휴가입니다."

그 답이 진심이라면, 대구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민 곁을 지키는 그의 현장행정도 계속될 것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