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정부가 글로벌 공급과잉과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세제 지원책을 내놨다. 사업재편에 나선 석유화학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재정경제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앞서 발표된 '2026년 경제성장전략'과 '대산 1호 석유화학 프로젝트 산업지원 사업재편 패키지'의 후속 조치다.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덜고 확보한 자금을 부채 상환이나 미래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주요 골자다.
우선 정부는 사업재편을 마친 석유화학 기업에 대해 '투자·배당 및 상생협력 촉진세'를 2년간 50% 감면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직후 투자와 배당 여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점을 고려해 추가적인 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투자·배당 및 상생협력 촉진세는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투자, 배당, 임금 인상, 상생협력 등에 사용한 금액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의 20%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이번 감면으로 사업재편 기업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투자 감소에 따른 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자산 매각에 따른 법인세 납부 유예 제도도 확대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장이나 토지 등을 팔아 확보한 자금을 부채를 갚거나 신사업에 투자하는 데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세금 납부 시기를 늦춰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료 예정이던 제도는 2029년까지 3년 연장되며, 세금을 미룰 수 있는 기간도 기존 '4년 거치 후 3년 분할 납부'에서 '5년 거치 후 5년 분할 납부'로 확대했다. 기업들은 자산을 매각한 뒤 처음 5년 동안은 관련 법인세를 내지 않고, 이후 5년에 걸쳐 나눠 납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대산에서는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여수에서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이 비핵심 자산 매각과 설비 효율화 등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세제 지원으로 확보한 현금을 부채 상환과 미래 투자에 우선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구조조정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을 팔아도 세금을 당장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확보한 현금을 부채 상환이나 신규 투자에 먼저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공급과잉 품목을 정리하거나 설비를 통합하는 등 사업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