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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가족이다…남원, '펫 프렌들리' 농촌관광 새 모델 제시

반려동물 1500만 시대…숙박 넘어 체험·교육·먹거리까지 함께하는 체류형 여행 주목

[아이뉴스24 최영 기자]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은 늘어난 반면,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체험하고 쉬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관광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 남원시가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농촌관광과 반려동물 여행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상품 '팜투어 남원누비GO'를 선보이며 새로운 농촌관광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숙소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숙박과 체험, 교육, 먹거리까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팜투어 남원누비GO' 참가자들이 반려견 얼굴을 담은 목공 소품과 이름표를 직접 만들며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남원누비GO]

◇ 지난 1일 찾은 남원시 이백면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 공방

여덟 살 김서연(가명) 양은 핀셋으로 작은 자개 조각을 하나씩 옻칠 목걸이에 붙이고 있었다. 테이블 아래에서 조용히 기다리던 반려견 '콩이'는 아이가 "이따 네 이름표도 만들어 줄게"라고 말하자 고개를 들어 주인을 바라봤다.

이날 참가자들은 옻칠 자개 목걸이와 컵받침, 우드버닝으로 반려견 이름을 새긴 나무 이름표를 직접 만들며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팜투어 남원누비GO' 참가 가족이 한여름 특별 이벤트인 '마른하늘에 물벼락, 적셔버러'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시원한 물벼락과 함께 여름 추억을 만들고 있다. [사진=남원누비GO]

◇ "함께 갈 곳보다 함께할 프로그램이 더 부족"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남원시농촌종합지원센터 팜투어 남원누비GO 조수영 농촌관광 코디네이터는 반려동물 관광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남원누비GO는 이런 틈새를 지역 농촌관광 자원으로 메우고 있다.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이 공예 체험을 맡고, 해발 600m 지리산들꽃다물농장은 지리산 흑돼지 바비큐와 농가 먹거리를 제공한다. 숙박은 산내면 '지리산순이네흙집'과 '별헤는밤펜션'이 담당하는 등 모두 16개 농촌관광 경영체가 하나의 브랜드 아래 협력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사업 지원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참여 농가는 정상 가격을 보장받는 구조다. 농촌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순환을 함께 노린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팜투어 남원누비GO'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지리산 자락 산책길을 걸으며 자연 속 힐링 여행을 즐기고 있다. [사진=남원누비GO]

◇ 지리산 자연이 반려견 여행지가 되다

남원이 반려동물 관광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지리산이라는 자연환경에 있다.

뱀사골과 달궁계곡, 정령치, 운봉 고원 등 청정 자연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고 산책로와 계곡, 숲이 어우러져 반려견과 함께 걷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산내면 중황마을의 '지리산순이네흙집'은 자동차 소음 대신 새소리가 들리는 흙집 민박이다. 안내견 역할을 하는 반려견 '초코'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반려견들은 별다른 제약 없이 마을과 산책길을 오간다.

'별헤는밤펜션' 역시 달궁계곡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어 차량 이동 없이도 반려견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 여행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스트레스 없는 이동'을 자연스럽게 충족하는 셈이다.

'팜투어 남원누비GO' 참가자들이 지리산들꽃다물농장에서 열린 팜파티에서 반려견과 함께 지역 먹거리를 즐기며 여름밤의 추억을 쌓고 있다. [사진=남원누비GO]

◇ 여행에서 끝나지 않는 반려견 교육

이번 프로그램에는 국가공인 반려견지도사인 류재은 행동지도사가 참여해 산책 교육과 1대1 행동 상담도 진행했다.

류 지도사는 "여행은 단순히 쉬러 오는 시간이 아니라 반려견 행동을 이해하는 교육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낯선 환경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함께 살펴보면 보호자들이 평소 궁금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참가한 박모 씨는 "반려견이 산책할 때마다 짖어 고민이었는데 여행지에서 행동 상담까지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온 이모 씨도 "숙소에서 TV 대신 반려견과 마당에 앉아 별을 바라본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도시에서는 늘 주변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반려견도 편안하게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리산들꽃다물농장에서 열린 '팜투어 남원누비GO' 팜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지리산 흑돼지 바비큐와 지역 농산물을 즐기며 체류형 농촌관광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남원누비GO]

◇ 반려동물 관광,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지자체들도 '펫 프렌들리 관광'을 새로운 관광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기존 관광이 사람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고 소비하는 여행으로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지리산 자연환경과 농촌체험, 지역 먹거리, 숙박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관광이 단순한 애견 동반 여행을 넘어 숙박과 음식, 체험, 농촌경제까지 연결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원의 이번 시도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관광문화를 제시하는 동시에 지역 농촌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최영 기자(press140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