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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美선 '친환경 제련소' 홍보…국내선 오염정화 자료 비공개 논란

경북행심위 "환경정보 공익성 우선"…석포제련소 정화자료 공개 필요 판단
204억 과징금 이어 환경 리스크 재부각…ESG 신뢰성 도마 위

[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미국에서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홍보한 영풍이 국내에서는 오염토지 정화 현황과 이행계획 공개를 영업비밀을 이유로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원 영월군청 전략산업팀 관계자들이 ZLD 시스템 앞에서 석포제련소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영풍]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상북도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봉화군이 석포제련소 관련 정보를 일부만 공개한 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한 주민은 토양 정화업체 계약 현황, 오염토양 정화 이행 현황, 정화기간 연장 근거, 정화명령 이행 여부 등 관련 자료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풍은 토양 정화 검증자료와 정화이행계획서 등에 대해 제련소 시설 위치와 정화기술 등이 포함된 경영·영업상 비밀이라며 비공개를 요청했고, 봉화군도 이를 받아들여 핵심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북행심위는 제련소 시설 위치나 정화 방법을 고도의 영업비밀로 보기 어렵고, 자료 공개가 영풍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점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행심위는 토양정화 검증자료와 정화이행계획서는 오염토양이 법적 기준에 맞게 정화됐는지 확인하고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환경정보라며 공개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일부 민감한 정보는 비공개 처리하더라도 정화 공법과 범위, 오염도 측정 결과 등 핵심 내용은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사고, 환경오염 사태의 책임을 실질 사주 장형진 전 대표이사(현 고문)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중인 대책위. [사진=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이번 논란은 영풍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행사에서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한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지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장세환 영풍이앤이 부회장은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하며, 2019년 이후 환경개선 사업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친환경 제련소로 변화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영풍은 앞서 석포제련소 환경개선과 토양정화 관련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한 사실 등이 적발돼 금융위원회로부터 20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회계 관련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며, 전 대표이사 역시 회계처리기준 위반과 관련해 해임권고 상당의 조치를 받았다.

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시스템 전경 [사진=영풍]

업계에서는 환경오염 관련 정보는 주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영업비밀을 이유로 일괄 비공개하는 것은 정보공개 원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행정심판 결정은 환경정보의 공익성이 기업의 영업비밀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영풍은 2020년에도 석포제련소 침전저류조 관련 정보 공개를 영업비밀을 이유로 거부해 정보공개 소송에 휘말린 바 있어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길모 기자(dios102@inews24.com)